황금들녘 지평선의 '통일 한반도'
◀ 김필국 앵커 ▶
선선해진 가을을 맞아서 요즘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죠?
◀ 차미연 앵커 ▶
네, 지평선이 보인다는 곡창지대 전북 김제에서도 색다른 축제가 열렸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수많은 시민들이 현지 농작물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면서 의미있는 상징물을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 차미연 앵커 ▶
볼거리도 많고 의미도 특별했던 그 현장에 이상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끝이 안 보일 정도의 드넓은 평야로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다는 전북 김제.
황금빛 들녘의 무르익은 벼들은 추수를 앞두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둑이 있었다는 김제 벽골제는 전국에서 몰려든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김제 지평선축제.
[정성주/김제시장]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치르지 못했던 축제를 드디어 3년만에 치르게 되어 이렇게 축제장에서 모든 분들을 만나뵙게 되어 가슴이 벅차고 너무나 기쁩니다."
대표적 농경축제답게 우리의 농경문화를 알리는 여러 전시, 농악, 그리고 농촌에서 행해지던 전통놀이들까지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 있어 특히 가족 나들이객들에게 인기가 많은데요.
그중 남녀노소 모두가 앞다퉈 날리던 각양각색의 연들은 청명한 가을 하늘을 빼곡하게 수놓았고, 그 희망의 연날리기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지평선 축제가 한창인 김제 벽골제입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밤이 됐지만 보시는 것처럼 오히려 더 많은 시민들이 나와 가을의 정취를 한껏 즐기고 있습니다."
밤 늦게까지 각종 공연과 불꽃놀이로 적북적하던 축제의 현장.
[김수련/초대 가수] "너무 행복하고요. 올때마다 어쩜 이렇게 정말 정성들여서 제대로 꾸며놓으셨을까 정말 부러워요. 진짜."
그 한켠에서 특별한 행사가 하나 열렸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입니다."
공군의 축하비행.
그리고 지난 6월 전국 청소년 통일댄스대회에서 우승했던 팀의 공연으로 시작된 행사였는데요.
각기 다른 모양이 그려진 테이블 180개가 가지런히 놓여졌고, 한반도기를 받아든 시민 800여명이 줄지어 입장해 각각의 테이블 주변에 배치됩니다.
[조숭곤/민주평통 김제시협의회장] "김제에서 수확된 쌀을 가지고 절편이나 강정을 만들어서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축제를 하고 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이 행사를 하고 있어요."
"하나의 꿈, 평화통일 기원~" "만세! 만세! 만세!"
하얗고 파랗고 빨갛고.. 다양한 색깔의 쌀 절편들이 테이블 위에 수놓아지기 시작합니다.
[김다인/광주광역시] "저번에도 왔는데 재밌어서 엄마 아빠랑 왔어요."
[김태훈/광주광역시] "지자체 축제 여기저기 많이 가봤는데 그래도 제일 할거리나 이런게 많은 것 같아요. 다른 축제에 비해"
역시 중간 중간, 먹어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죠?
"맛있죠, 맛있어~"
다른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셀리나/스위스 출신 유학생] "주말 동안 할만한 것들을 찾아보다가 이 행사를 발견해서 오게 됐어요."
[리나/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유학생] "정말 훌륭하고 아름다워요."
"파이팅~!"
쌀 절편으로 각기 공들여 맞춰진 테이블들.
한 곳으로 합쳐지니, 비둘기가 날고 있는 평화로운 모습의 통일 한반도 형상이 완성됐는데요.
벽골제 한복판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참가자들의 노래와 함께 하늘을 향해 활짝 펼쳐졌습니다.
행사에 쓰인 쌀 절편은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지고, 인근 복지지설에도 제공됐는데요.
[김바다/전북 전주] "먹고 싶게 만들어가지고요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축제가 여러군데 열리는데 여기가 되게 유명하다고 많이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우연하게 오게 됐어요 우연하게."
이렇게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농작물은 김제평야에서 대규모로 키워지고 있었습니다.
과거엔 북한에 직접 제공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판매수익금으로 탈북민과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다는데요.
축제장 인근에 있던 그 '평화의 쌀' 경작지에서도 무르익은 벼들이 황금빛을 자랑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쌀과 함께 고구마 경작지도 볼 수 있었는데요.
'평화의 고구마'라는 이름으로 역시 시민들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처음 들어봤죠? 평화의 고구마) "네, 처음 들어봤는데 맛있어요."
한반도 최대의 농경도시에선 그렇게 평화의 씨앗이 뿌려지고 통일의 알곡이 수확되고 있었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도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었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15086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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