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돋보기]⑬ 세계 첫 LNG 해상기지로 여행..가스과학관

윤태현 2022.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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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탄생과 공급 역사 한눈에..연간 10만여 명 방문

[※편집자 주 = 인천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국내에서 신문물을 처음 맞이하는 관문 도시 역할을 했습니다. 인천에서 시작된 '한국 최초'의 유산만 보더라도 철도·등대·서양식 호텔·공립 도서관·고속도로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는 이처럼 인천의 역사와 정체성이 서린 박물관·전시관을 생생하고 다양하게 소개하려 합니다. 모두 30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 기사는 매주 토요일 1편씩 송고됩니다.]

인천 LNG 기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청연보고(淸燃寶庫·맑은 연료를 간직한 곳)'

1997년 10월 29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인천시 남구(현 연수구) 앞바다 인공섬에 준공된 '인천 LNG(액화천연가스) 기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곳이 청정연료 '천연가스'를 저장하는 귀한 시설임을 함축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는 당시 기지 준공식에서 "천연가스 확대 공급은 환경 보전에 기여하며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과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인천 LNG 기지는 지난 25년간 수도권에 천연가스를 원활히 공급하면서 시민들이 에너지 걱정 없는 삶을 누리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기지 내에는 이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연가스과학관'이 있다.

1990년대 LNG기지 조성을 위해 인천 앞바다에 돌덩이 투하하는 크레인 [인천 LNG 기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최초 해상 LNG 기지 건설…연인원 128만 명 동원

인천 LNG 기지는 국내 LNG 수요가 급증하면서 1990년 건설이 추진됐다.

당시 한국가스공사는 기지 후보지로 LNG 운반선 접안이 용이한 인천을 선정했으나, 대부분이 인구 밀집 지역인 탓에 정작 건설 부지는 찾지 못했다.

부지 선정이 막막해지자 가스공사는 바다 한가운데 인공섬을 만들고 기지를 짓는 대안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육지에 짓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었지만, LNG를 공급할 서울 등 수도권과 가까웠기 때문에 공급 비용을 아끼는 이점이 있었다.

기지 건설은 1992년 7월 당시 남구 해안가로부터 5㎞가량 떨어진 바다에 돌덩이를 투하, 일대 100만㎡를 매립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부지 선정 지연으로 착공이 예정보다 1년 지체되면서 가스공사는 기지 건설을 서둘러야만 했다. 이런 탓에 건설 현장에서는 밤낮으로 쉼 없이 공사가 이어졌으며 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사 감독관 곽규영석씨는 가스공사 사보에서 "나는 이기기 어려운 전투에 투입된 최전방의 전사였다. 빠듯한 작업일정표를 작성해 기름을 짜내듯 현장을 몰아붙였다"고 당시의 절박함을 설명했다.

인천 기지는 결국 예정보다 1년 늦은 1997년 10월 준공됐으나 연인원 128만명, 사업비 7천519억원이 동원된 '세계 최초 LNG 해상기지'로 업계에 기념비를 세웠다.

인천 LNG 기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LNG 수요 40% 소화

LNG 저장탱크 3기(30만㎘)로 가동을 시작한 인천 기지는 추가 증설을 거쳐 현재 총 23기(348만㎘)의 탱크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섬 면적도 최초 100㎡에서 273㎡로 커졌다.

현재 수도권에 발전용·가정용 천연가스를 공급하며 국내 수요의 40%를 소화하고 있다.

국내에는 인천·평택·당진·통영·제주 등 5곳에 LNG 기지가 있는데 이중 인천 기지의 규모가 가장 크다.

인천 기지는 우리나라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수도권의 에너지 걱정 없는 삶을 실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수입 에너지의 90% 이상을 석유에 의존했는데 '석유파동(오일쇼크)'이 발생하면서 산업화에 제동이 걸리고 경기가 침체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탈석유'를 국가 목표로 삼고 LNG 등 대체 연료 수급에 열을 올렸다. 1980년 수입 에너지 중 LNG 비중은 1%에 였으나 LNG 기지 속속 건설되면서 2020년에는 18%까지 증가했다.

현재 인천 기지는 LNG를 저장·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친환경 연료전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박의 연료를 LNG로 대체해 탄소를 감축하는 '벙커링' 사업이나 영하 162도의 LNG 냉열에너지를 활용, 물류체계를 구축하는 '콜드체인 클러스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인천 LNG 기지 내 천연가스과학관 [촬영 윤태현]

LNG 탄생부터 공급까지 한눈에…천연가스과학관

인천 기지에 있는 '천연가스과학관'은 천연가스가 탄생해 LNG로 가공되고 각 가정에 공급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지역 명소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6천여㎡ 규모로 1998년 10월 준공됐으며 연평균 10만여 명이 방문한다.

내부에는 22개의 전시물과 체험 부스가 마련돼 있어 누구나 즐겁고 쉽게 LNG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과학관 옆에는 88m 높이의 전망대 '크린타워'가 우뚝 서 있는데 과학관과 연결된 통로를 거쳐 승강기를 이용하면 오를 수 있다. 인천 앞바다뿐만 아니라 인천 기지, 송도국제도시도 조망할 수 있어 방문객들의 호응이 높다.

이승철 인천 LNG 기지 지역협력부 과장은 "과학관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가까워 외국 어린이 관광객들이 출국 전 꼭 방문하는 명소"며 "최근 2∼3년 사이 코로나19로 방문객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점차 방문 예약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관은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주말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입장료는 무료다.

관람은 100% 사전예약제로 이뤄지며 1회 관람 당 정원은 30명 내외다. 관람 예약은 한국가스공사 누리집(www.kogas.or.kr)을 통해서 하거나 전화(☎ 032-822-4492~4)로 하면 된다.

천연가스과학관 내부 LNG 운반선 조형물 [촬영 윤태현]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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