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장르 벗고 캐주얼로 갈아 입은 '건담 에볼루션'

서동규 객원기자 2022. 10. 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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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건담 파일럿이 펼치는 전투..타격감, 밸런스 등 개선점도 많아

- 건담 에볼루션 트레일러

"여러분은 '건담'을 알고 계신가요?"

1979년 '기동전사 건담'으로 시작된 건담 시리즈의 장대한 서사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미디어 매체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건담을 마주했던 계기가 'SD건담 캡슐 파이터'라는 게임이었어요. 귀여우면서도 멋있는 SD 형태의 건담들로 전투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을 즐길때도 건담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건알못'이었지만 게임은 정말 재미있게 즐겼었어요. 하지만 이후에 나오는 건담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알아야할 사전 지식이 많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다른 유저들은 느끼는 감동 포인트를 찾지 못하니 소위 말하는 '마니아'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 이른바 '건버워치'라는 별명을 얻은 건담 에볼루션의 정식 출시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담에 대해 하나도 몰라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인들과 게임을 플레이해봤죠.

확실히 건담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플레이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기체를 게임 중에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으며 각 기체마다 훌륭히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에 원작을 몰라도 플레이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보완할 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타격감이나 서버 문제, 게임 내 재화와 엮인 문제 등이 보였어요. 특히나 초보 유저들에게 추천할만한 기체는 해금이 필요했습니다. 건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던 기자가 건담 에볼루션을 플레이하며 느낀 점을 적어보겠습니다.

 

장르 : 히어로 슈터 하이퍼 FPS
출시일 : 2022년 9월 22일
개발사 : 반다이남코 온라인
플랫폼 : PC, PS, XBOX



■ 개성이 넘치는 기체, 아쉬운 디테일

- 메인화면은 웅장한 분위기를 내뿜습니다
- 게임 시작할때의 화면은 진짜 파일럿으로 시작하는 느낌이 듭니다
- 오프닝의 웅장함은 어디가고 멋있다기보다는 코믹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역시 건담 게임이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담  그래픽이죠. 직접 플레이하는 기체인 만큼, 그리고 메카닉에 열광하는 유저들이라면 중요한 요소입니다.

처음 로비에서 기체들을 봤을 때는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이머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다양한 기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맹신은 금물입니다. 게임 플레이 내에서도 이 퀄리티가 보장될 지는 모르기 때문이죠.

튜토리얼을 마친 후 연습장에서 다양한 기체들을 플레이해보니 곳곳의 디테일들이 아쉬웠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건담이라지만 스킬 모션이 지나치게 뻣뻣했어요. 턴에이 건담의 '배대뒤치기'스킬같은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1인칭 시점에서 3인칭 시점으로 갑자기 변경되는것도 어색하게 느껴졌고 스킬의 모션 자체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 다양한 재미를 주는 10개의 맵과 3가지 승리 조건

- 목표를 차지하기 위한 교전이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 극적인 순간에서의 긴장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건담 에볼루션은 10가지 맵과 3가지 방식의 승리 조건이 있습니다. 현재는 각 맵마다 1개의 승리 조건이 할당된 방식입니다. 

'포인트 캡처' 모드는 공격 측과 방어 측으로 나뉘어 목표 지점을 쟁탈하는 모드입니다. 공격 측은 상대 지점을 빠르게 점령해야 하고 방어 측은 이를 저지해야 하죠. 기체가 파괴될 시 재생성하는 지점이 공격 측이 전진할수록 점점 멀어지기에 처음엔 공격 측이, 게임이 진행될수록 방어 측에게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다른 모드들보다도 '팀플레이'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혼자서 적진으로 돌격해 봤자 적의 화망에 그대로 노출되어 파괴당하기 마련이에요. 팀원들과 합을 맞추고 전략을 수립하는 재미가 있는 모드였어요.

'도미네이션'은 무작위로 열리는 3개의 목표를 쟁탈하는 모드입니다. 양 측의 시작 지점이 똑같기에 기체가 파괴당해도 합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며 끊임없이 전투가 일어나죠. 가장 재미있는 모드였어요.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전투와 라운드 종료 직전인 '엑스트라 타임'때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디스트럭션'은 공격 측과 방어 측으로 나뉘어 목표를 파괴하거나 방어하는 모드입니다. 파괴를 하기 위해서는 '파괴 병기'를 설치해야 하고 설치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해당 지역을 파괴하면서 다음 목표로 이동합니다. 파괴 병기를 해체할 수 있지만 시간이 소비되죠.

공격 측은 지점에 진입하는 데 성공해도 파괴 병기를 설치해야 하고 이후에도 지켜야 하기에 순식간에 수비 측의 입장이 되어버립니다. 이는 수비 측도 마찬가지죠. 파괴 병기가 설치되는 순간 양 측의 역할이 변경되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세 모드 공통으로 교전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하기에 자연스럽게 전투가 이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모드는 도미네이션이었어요 아무래도 다른 모드들은 한 번 전멸하고나면 진형을 가다듬는 시간이나 다시 교전이 열릴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도미네이션은 매 순간 순간이 교전이었습니다.

 

■ 스피드한 게임성, 파일럿의 역량을 시험하라

- 대쉬를 이용한 스피드한 교전은 확실히 재미있었습니다

건담 에볼루션에는 모든 기체에게 '부스터 스텝'게이지가 있습니다. 기체마다 게이지 충전의 한도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순간적인 부스터나 오랜 시간 달릴 수 있죠. 허무하게 죽을 위험이 줄어들고 치열한 심리전이 교전에 대한 재미를 한 층 증가시켜줍니다.

모든 기체는 지원형 기체의 힐링 스킬이 없어도 공격당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력이 회복되기에 지속적으로 교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담 에볼루션만의 차별점으로 기체가 처음 처치당하면 '중파'상태가 되어 제자리에 기체가 남습니다. 이때는 조작이 불가능하지만 다른 아군이 와서 수리해주면 그 자리에서 부활할 수 있어요.

만약 중파 상태에서 한번 더 처치당한다면 그때는 '대파'상태가 되어 리스폰 지점에서 부활합니다. 이 때문에 적군은 한번 처치해도 안심할 수 없고 아군은 한 번 더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되기에 허무하게 죽는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어요.

각 기체가 갖고 있는 능력과 공통적으로 가진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하며 교전을 하는 게 건담 에볼에볼루션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 아쉬운 기체 수와 수집 요소들

- 잠겨있는 기체는 아예 사용할 수 없습니다
- 건담의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자쿠는 다른 스킨에 비해 현저히 비싼 가격을 요구합니다

하이퍼 FPS 장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수와 밸런스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캐릭터의 수는 곧 전략의 폭과 관련이 있고 밸런스가 무너진다면 특정 캐릭터의 수요가 너무 높아지기 때문이죠.

건담 에볼루션은 총 17기의 기체가 존재하고 그 중 5개의 기체는 해금을 해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해금하는 기체들에게서 문제점을 느꼈어요. 5개의 기체 중 '건담 엑시아', '자쿠II [격투 장비]', '유니콘 건담'등 초보자에게 추천해도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기체는 모두 잠겨 있습니다.

이를 해금하기 위해서는 'EVO코인'을 구입하거나 '캐피털'이라는 재화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EVO 코인은 현금으로 결제를 해서 획득할 수 있고 캐피털은 미션의 보상이나 시즌 패스의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죠. 단 캐피털은 획득 가능한 양이 현저히 적고 시간마저 오래 걸리기에 당장 다양한 유닛을 사용하고 싶은 유저들을 만족시켜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기체들이 아닌 다른 기체를 사용하고 싶다면 EVO 코인을 충전해야 하며 기체 하나만 해금하기 위해서는 약 1만3000원, 모든 기체를 해금하려면 현재 상점에 판매 중인 패키지 상품을 기준으로 약 5만2000원 상당의 금액이 필요합니다.

시즌 패스로 다량의 캐피털 획득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유저들도 "대놓고 해금하는 기체 성능이 더 좋은데 너무한 거 아니냐", "시즌 패스 통해서 해금하려 하니 시간이 너무 걸린다", "초보자들도 사용하기 쉬운 기체는 제공되어야 하는거 아니냐"등 비판을 했습니다.

건담의 원작을 아는 유저들이라면 일명 "빨간 자쿠"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원작의 '샤아 아즈나블'의 전용기로 활약한 지휘관용 기체죠. 현재 해당 기체를 '자쿠II [사격 장비]'의 스킨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4000MP(마테리얼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MP를 획득하려면 유저들 사이에서 '보급 포드'라는 뽑기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미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을 다시 획득할 경우 일정량의 MP로 전환해 줍니다. '노멀'등급은 5MP, '레어'등급은 50MP, '에픽'등급은 100MP, '레전더리'등급은 200MP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다른 레전더리 등급의 스킨은 해금하는 데 600MP를 요구하는 반면 '샤아 전용 자쿠IIS'스킨은 기간 한정 아이템이라는 명목으로 4000MP를 요구하고 있죠. 자그마치 7배에 달하는 가격입니다.

게다가 중복으로 획득했을 때의 재화를 요구하기에 원하는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천장'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유저들의 불안요소입니다. 기자의 지인들도 스킨을 가지고 싶어 했지만 천장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포기했죠.

스킨은 선택의 영역이지만 결국 게임 내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기체의 수가 많아져야 게임 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많은 유저들도 개선을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건담 시리즈의 입문작으로 추천

- 건담 에볼루션 특별 영상

'건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각 기체가 가진 기술들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기체들이 "아 이건 이런 캐릭터구나"라는 느낌이었죠. 다만 건담의 원작을 아는 유저들의 경우 "이 건담이 왜 이런 걸 쓰고 있어?" 하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복잡한 규칙이 필요 없이 단순하게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심지어 그 조종하는 캐릭터가 멋있는 메카닉 기체들이라니 게이머로서 참을 수 없었죠.

다만 팀이나 적군에 해금이 필요한 기체의 유무에 따라서 게임의 진행 과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건담 엑시아'나 '유니콘 건담'등의 기체는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이른바 'OP'기체들이죠. 밸런스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색한 기술 모션이나 게임 내 재화의 수급 문제 등이 개선된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타격감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타격했을 때의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유저들도 입을 모아 "게임은 재미있는데 어떻게 개선 좀 해봐", "내가 맞는지 떄리고 있는지 모르겠어", "서버는 해결이 필요해 보이는데", "캐피털 좀 뿌려주면 좋겠다. 다른 기체도 해보고 싶어" 등 다양한 개선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건담 시리즈의 새로운 시도인 '건담 에볼루션', 재밌게 즐긴 만큼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건담에 입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장점

1. 캐주얼한 게임성으로 누구나 쉽게 입문하고 즐길 수 있다.



2. 건담에 대해 모르더라도 멋있는 메카닉 기체를 플레이할 수 있다.



3. 에임에 자신이 없어도 활약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단점

1. 스킬 모션이 어색한 기체가 존재하고 타격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2. 서버가 불안정해 원활한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있을 때가 있다.



3. 해금 기체 성능이 비교적 강력해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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