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킹달러.. 허리 휘는 바이오

지용준 기자 2022. 10. 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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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3고'에 바이오 삼중고①] 글로벌 임상 400개 넘는데.. 임상·인수 비용도 '눈덩이'

[편집자주]상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삼중고'에 제약·바이오 업계가 시름하고 있다. 고환율로 인해 생산 단가가 늘어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고 고금리로 인한 자금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원료의약품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계 특성상 고환율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반의약품 가격을 더 올릴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맞이한 삼중고를 짚어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임상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연구원들이 지난해 12월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생물안전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 분석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무서운 킹달러… 허리 휘는 바이오
②고금리 이자폭탄에 떠는 제약사들
③쌍화탕값, 40% 뛰었다… 고물가에 줄줄이 오르는 일반약

'킹달러' 공포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22일 1400원을 넘어섰다. 킹달러 충격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가해진다. 신약개발 등을 위해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시험의 통화는 달러이기 때문이다.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달러 강세로 원화로 내는 임상에 드는 비용이 약 10~15% 늘었다"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올들어 원/달러 환율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종가기준)은 지난 1월6일(1201.0원) 1200원을 넘은 후 6월23일 168일만에 1300원(1301.8원)을 돌파했다. 이후 91일만인 9월22일 1400원(1409.7원)을 넘어섰다. 지난 9월28일엔 장중 한때 1440.0원을 찍었다.



킹달러 때문에… 임상시험 비용 쑥


그동안 해외 임상을 늘려오던 제약·바이오 기업에 원/달러 환율 강세는 고스란히 압박으로 이어졌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기업과 병원이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시험 수는 411개로 전년과 비교해 15.1% 늘었다. 5년 전인 2017년(276건)에 비해선 48.9% 급증했다. 대부분 글로벌 임상비용은 달러로 낸다. 이는 달러 강세에 따라 임상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이번 킹달러로 10% 이상의 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국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킹달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나마 규모가 있는 기업들은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개발 중인 통풍 신약후보물질(티굴릭소스타트) 글로벌 임상을 투트랙으로 진행한다. 지난 8월과 9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미국과 중국 등 규제기관에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 임상 환자 모집 규모만 총 3000여명에 이른다. LG화학 관계자는 "환율 강세가 임상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인 위협요인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임상비용은 늘어날 수 있으나 보유한 외화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을 위해 글로벌 임상 3상을 다수 가동 중인 만큼 당분간 달러 강세에 따른 임상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반면 중소 규모의 바이오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기업은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파멥신은 지난 7월 재발성교모세포종 신약(TTAC-0001)의 호주와 미국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회사 측은 "임상 중단은 유효성과는 별개로 코로나19 상황 장기화와 함께 그로 인한 자금 부담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박셀바이오도 지난 8월 다발골수종 치료제(Vax-DC/MM)의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해당 임상시험은 몇년 전부터 진행하지 않고 있었다"며 "새롭게 개발된 파이프라인과 기존 파이프라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목적으로 공식적으로 조기종료했다"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기술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가 없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임상비용을 내야 한다"며 "자금 순환이 어려운 기업 입장에선 좋지 못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진행중인 글로벌 임상시험은 411건으로 전년대비 1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포그래픽은 제약·바이오 글로벌 임상시험 현황./그래픽=이강준 기자


킹달러에 늘어난 인수비용


킹달러의 습격은 올해 초 인수합병을 추진한 큰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환율 강세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기업인데 대부분 고객이 해외기업인 만큼 매출에서 달러 비중이 높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재무제표에선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원/달러 환율 1232.9원을 기준으로 10% 상승시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932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환율 상승으로 손해를 입은 직접적인 원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인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월 바이오젠으로부터 에피스의 지분(50%-1주)를 23억달러에 샀다. 이중 절반가량인 10억달러를 지난 4월 납부했고 13억달러는 갚아야 한다.

안심할 수 없는 건 에스디바이오센서도 마찬가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7월 미국 진단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메리디안)를 15억3199만달러(당시 약 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비용은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가 각각 6대 4로 나눠 내기로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안 인수에 측정한 원/달러 환율은 1307원이다. 환율 강세에 따라 당초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예상했던 인수 규모보다 약 2000억원 수준의 비용이 더 집행될 전망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안 인수를 2023년 1월6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메리디안 인수에 드는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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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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