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을 위해 오늘 밤 불을 꺼주세요."..'세계 철새의 날' 맞아 빛공해 줄이기 캠페인
해가 진 뒤 깜깜해진 밤하늘을 바쁘게 이동하는 동물들이 있다. 바로 대륙과 대륙, 지구 북반구와 남반구를 오가는 철새들이다. 이런 철새들에게 밤 시간대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 만든 빛공해다. 빛공해는 철새들로 하여금 방향 감각을 상실해 건물 등 장애물에 충돌하게 하고, 생물학적 리듬을 방해해 장거리 이동을 어렵게 하는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인천에 본부가 있는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은 8일 ‘세계 철새의 날(World Migratory Bird Day)’을 맞아 ‘빛공해’로 인한 새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매년 5월과 10월 둘째 주의 토요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철새의 날로, 올해 철새의 날 주제는 “새들의 밤을 위해 불을 꺼주세요(Dim the Lights for Birds at Night!)”이다.
EAAFP는 이동성 물새들의 서식지 보존을 목적으로 한 국제기구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란 세계 조류학자들이 구분한 지구상의 철새 이동경로 9개 중 한국이 속한 이동경로를 의미한다. 지구 남반구에서 이 경로를 따라 북반구로 올라온 철새들은 서해 갯벌 등에서 영양을 보충하고, 번식지인 알래스카·시베리아 등지로 떠난다.
빛공해는 필요 이상의 빛과 잘못된 조명 환경이 인간과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현상을 말한다. EAAFP에 따르면 인공조명은 세계적으로 매년 적어도 2%씩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조류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EAAFP는 “철새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조명을 어둡게 해 빛 공해를 줄여야 한다”며 “빛 공해는 이동하는 새, 특히 밤에 이동하는 새에게 영향을 미치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EAAFP는 ‘새들의 밤’을 위해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빛 공해 문제에 관심 가지기, 불필요한 야간 조명 줄이기,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 사용하기, 매년 3월 26일마다 진행되는 전세계 불 끄기 캠페인 ‘어스아워(Earth Hour)’ 참여하기 등을 제안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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