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나갔던 내 딸, 당국에 살해됐다" 이란 16세 소녀 엄마의 절규
시위 중 의문사 10대 잇따라
당국은 '자살','추락사' 발뺌
이란에서 히잡 착용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사망한 10대 소녀의 어머니가 당국이 딸을 살해했으며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니카 샤카라미(사진·사망 당시 16세)의 어머니 나스린 샤카라미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재정 지원을 받는 미디어 ‘라디오 파르다’에서 딸의 죽음과 관련해 거짓 진술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니카는 히잡 단속 과정에서 숨진 쿠르드인 마흐사 이미니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9월 20일 시위에 나간 뒤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니카의 이모는 지난 5일 국영TV에 출연해 조카가 테헤란의 집 가까운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도 니카가 실종 당일 건설 노동자 8명이 있는 건물에 들어갔고 다음날 아침 건물 앞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부검 결과 골반, 머리, 팔다리에 다발성 골절을 입었다”며 “높은 곳에서 던져졌다”고 발표했다.
나스란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러한 자백을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딸의 시신을 직접 봤다. 딸의 뒤통수는 두개골이 함몰돼 매우 심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고 말했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니카의 부검결과 보고서에는 실종 당일 둔기로 머리에 외상을 입었다고 적혀 있다. BBC페르시안이 입수한 테헤란의 한 묘지에서 발행한 사망진단서에서도 니카는 “단단한 물건으로 여러 차례 부상을 입었다”고 나왔다. 가족들은 니카가 실종 당일 통화에서 “보안군에 쫓기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니카의 시신이 실종 열흘 만인 지난 1일에야 가족들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보안당국이 니카의 시신을 탈취해 가족 허락 없이 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니카의 사망은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에 또래 여고생들이 참여하는 기폭제가 됐다. 니카의 사망 이후 이란인들의 소셜미디어에는 여학생들이 교실에 걸려 있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현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향해 손가락을 하거나 사진을 떼어내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란 당국은 9월 23일 이란 북동부 카라지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또 다른 16세 소녀 사리나 에스마일자데가 보안군에 의해 머리를 곤봉으로 심하게 구타한 후 사망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관영매체 이스나 통신은 사리나가 사망한 알보르즈 지역 대법원장의 말을 인용해 그가 5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사리나가 사망하기 전 학교 시험을 마치고 찍은 영상이 SNS에 올라오고 있다며 사리나는 영상에서 “자유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https://www.khan.co.kr/world/asia-australia/article/202210051627001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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