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자람 "판소리를 왜 하냐고요?..난 뼛속까지 판소리꾼"

강진아 입력 2022. 10.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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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뮤지컬 '서편제' 송화역으로 공연중
2010년 초연부터 마지막 시즌까지 출연
"흔들리지 않는 송화, 끝까지 씩씩하길"
"삶의 한가운데 판소리…지금도 매력적"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이자람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10.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송화는 제가 너무나도 아끼는 한 명의 소리꾼이에요. 1950~60년대 여러 음악이 물밀듯이 들어오며 '판소리의 암흑기'라고 불리는 시대에 소리꾼으로 살아가잖아요. 저는 송화를 응원하고 지지해요."

오는 23일 막을 내리는 뮤지컬 '서편제'는 이번이 마지막 시즌이다. 2010년 초연부터 12년간 다섯 시즌을 모두 함께해온 소리꾼 이자람은 뮤지컬 '서편제'를 대표하는 이름이자 주인공인 '송화' 그 자체로 불려왔다.

최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서편제'를 무사히 끝내고 잘 보내주고 싶다"며 "사실 마지막이라는 데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주어진 일을 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첫 공연이나 마지막 공연 모두 같은 컨디션으로 잘 해내기를 바라는 거죠. 그래도 이제 내 생애에 '살다보면'을 부를 일이 몇 번 안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무대에 설 때마다 고맙고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죠."

송화는 이자람에게 어엿한 한 명의 소리꾼이다. "저는 소리꾼 친구들을 정말 좋아한다. 소리꾼들이 혼자서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길게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화는 소리꾼들이 살기 힘든 시기를 견뎌내죠. (아버지 '유봉'의 강압에서 벗어나 밴드 활동을 하는)사랑하는 동생인 '동호'도 대중예술에 뺏기는 기분이 들었을 거예요. 상실감이 클 텐데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끝까지 노력하며 걸어가죠."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이자람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10.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즌에 가장 어렵고 마음이 쓰이는 장면은 극 초반 동호를 달래며 '사랑가'를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 장면을 하기 전, 계속 긴장해요.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여줘야 하죠. 그 짧은 시간에 둘의 유대감이 생성돼야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생겨요. 서로를 상실한 상태로 그리워하고 각자의 소리를 찾아가며, 먼 길을 돌아가는 서사가 탄생하죠."

송화가 동호와 재회하고, 대미를 장식하는 '심청가' 대목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창극단 소리꾼들이 뮤지컬을 보러왔는데, 한땀 한땀 소리를 한다고 하더라. 그 말 그대로 한땀 한땀 부른다. 이 소리를 녹음해 어디서나 틀어도 자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소리꾼으로 평생 지켜온 소리에 대한 애정, 오랜 세월 기다려온 하나밖에 없는 가족인 동호와의 해후 그리고 이자람으로서 좋은 소리를 뮤지컬 관객에게 들려줘야 한다는 마음까지 세 가지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요. 어떤 생각이 커질 때면, 오로지 소리만을 생각하죠."

초연부터 함께 출연해온 차지연과는 동지애가 남다르다. 당시 '서편제'는 대중적으로 흥행하지 못했다. "저는 판소리를 하며 관객이 많이 오지 않는 것에 익숙했지만, 다른 배우와 스태프들은 초반에 패배감을 견뎌내야 했어요. 처음 겪는 일에 지연이도 깜짝 놀랐죠. 함께 공연하며 서로의 삶을 응원하게 됐어요. 현장에서 잠깐이라도 만나면 수다 떠느라 매우 바빠요.(웃음)"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이자람 공연 사진. (사진=PAGE1 제공) 2022.10.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소리꾼 외에도 이자람을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배우는 물론 인디밴드 보컬, 작가, 작곡가, 작창가 등 만능 아티스트의 면모를 뽐낸다. 지난 4월엔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토대로 한 에세이 '오늘도 자람'을 냈다. 뮤지컬을 하면서 초연 1년반만에 돌아와 현재 공연 중인 국립창극단 '나무, 물고기, 달'의 작창·작곡·음악감독 일도 이어갔다. 또 9일엔 영국으로 날아가 주영한국문화원의 'K-뮤직 페스티벌'에서 '노인과 바다' 판소리 공연을 한다.

"탐구를 이어갈 뿐이에요. 기회가 오면 주어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죠. 어제는 음악가이자 작창가였고, 오늘은 배우가 되는 거죠. 일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데, 마음의 힘도 체력에서 비롯돼요. 아침에 1.5㎞ 달리기도 시작했어요. 그래도 올해가 지나면 휴식하는 법을 배우려고요."

모든 활동의 중심엔 단연 판소리가 있다. '판소리를 왜 하냐'는 물음엔 '좋아한다'는 명쾌한 답을 내놓는 그는 '뼛속까지 판소리꾼'이라고 했다. "판소리와 관련된 많은 것들이 마인드맵처럼 펼쳐지는 것"이라고 했다. "제 삶의 한가운데에 판소리가 있어요. 정립하기 어려운 다면적인 예술이죠. 지금도 너무나 매력적이고 재밌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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