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대졸자 비중은 1위, 고용률은 최하위권

김연주 기자 입력 2022. 10. 8. 03:06 수정 2022. 10. 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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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교육지표 발표.. 한국보다 고용 낮은건 튀르키예·伊·그리스

우리나라 청년들의 대학 졸업자 비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위였지만, 고용률은 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대학 진학자는 많지만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대학 교육이 사회에서 큰 쓸모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9월 22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꽃전시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2022.9.22/뉴스1

OECD가 지난 3일 발표한 ‘OECD 교육 지표 2022′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 25~34세 청년 중 대학 졸업자 비율이 69.3%로 OECD 회원 38국 중 1위였다. OECD 평균(46.9%)보다 22.4%포인트 높았다.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 비율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OECD 국가들은 청년 대졸자가 평균 21%포인트 늘었는데 한국은 32%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 대졸(대학원 포함) 청년들 고용률은 76%로 38국 가운데 35위에 그쳤다. 한국보다 고용률이 낮은 곳은 튀르키예(71%), 이탈리아(70%), 그리스(69%) 등 3국뿐이었다. 전년도 OECD 조사에선 같은 부문에서 한국이 31위였는데, 올해는 순위가 더 떨어진 것이다.

한국은 대졸 청년과 고등학교 이하 학력을 가진 청년 간 고용률 차이도 다른 국가보다 크지 않았다. OECD 평균적으로 대졸 청년들은 중졸 이하 청년보다 고용률이 26%포인트(고졸 청년보다는 8%포인트) 높은데, 한국은 그 차이가 12%포인트(고졸보다는 13%p)에 불과했다.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어도 취업할 때 이점이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셈이다. OECD는 한국 국가별 보고서(country note)에서 이런 부분을 지적하며 “대학을 졸업하면 보통 고용 전망이 (저학력자보다) 더 좋아지는데, 한국은 예외”라고 분석했다.

한국 대졸자들은 다른 국가만큼 저학력자와 임금 격차도 크지 않았다. 고졸자 임금을 100이라고 할 때 OECD 국가 25~64세 평균 대졸자(대학원 포함) 임금은 155였고, 한국 대졸자 임금은 135였다. OECD는 국가 보고서에서 “한국은 대졸 노동자들이 수입에서 얻는 장점이 OECD 평균보다 적다”고 썼다. 이는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대학 졸업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대학 졸업장이 주는 ‘임금 프리미엄’도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외국과 달리 한국 많은 기업은 근무 연수가 길어지면 저절로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 임금 체계를 채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규모 생산직 사업장에서 일하는 고졸 사원 중에는 장기 근속하면서 호봉제 혜택을 누려 상대적으로 고연봉인 경우가 많아 평균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졸 청년의 고용률이 낮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일자리 미스매치(불균형)’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대학 졸업자는 쏟아져 나오는데 이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그만큼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졸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이나 공공 기관 취업 경쟁은 치열한 반면, 중소기업은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린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하반기 기업들이 사람을 뽑으려고 했지만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을 조사했더니 11만4000명으로 10년 만에 최고치였다. 특히 미충원 인원의 90% 이상이 300인 미만 사업체였다.

산업 수요와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 간 불균형도 문제다. 지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 올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을 조사했더니 10명 중 6명(61%)이 이공계였고, 인문 계열은 36.7%, 기타는 2.3%였다. 하지만 실제 지난해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 계열은 38%에 그쳤고, 인문 계열이 43.5%로 더 많았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용춘 고용정책팀장은 “산업 현장에선 이공계 수요가 훨씬 큰데, 대학은 여전히 과거 산업구조에서 필요했던 졸업자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면서 “외국 대학들이 산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반면, 한국 대학들은 정원 조정도 마음대로 못 하며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도 매우 느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졸 청년 가운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비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것도 청년 고용률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OECD 교육 지표 2022′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졸 청년 중 비경제활동 인구는 20%로, 이탈리아(22%), 체코(21%) 다음으로 높았다.

홍기석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너도나도 대학 졸업장이 있지만 대학들이 차별화된 교육을 하지 못해 역량이 비슷한 사람들이 고용 시장에 많은 게 문제”라면서 “고학력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자리 양극화 같은 산업구조와 노동 문제를 푸는 동시에 대학들이 서로 차별화된 교육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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