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편집장의 옷장을 채운 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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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무슨 옷을 입을까.
'오늘 하루 패션'은 켜켜이 쌓여 한 사람의 정체성이 되기도 하고, 먼 훗날 '아주 특별한 날'을 회고하는 추억이 되기도 한다.
신간 '옷의 말들'은 패션잡지 영국 '보그'의 전설적 편집장 알렉산드라 슐먼의 옷장을 채운 옷에 대한 이야기다.
'빅 사이즈 옷을 입어도 행복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편집장답게 화려한 명품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찬사와 알 수 없는 패션 용어들 대신 자신의 옷마다 담긴 의미와 추억을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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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말들/알렉산드라 슐먼/김수민 옮김/현암사/1만6000원
미셸 오바마를 만나는 자리에서 입은 민소매 시프티 원피스, 이탈리아 휴가지에서 입은 비키니, 첫 면접 때 입은 정장, 명품 브랜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특별 제작한 ‘일회용 드레스’, 아무도 없을 때 집에서 입는 늘어진 니트 등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옷이 등장한다. 그 과정에서 남성성에서 여성의 전유물이 된 타이츠, 관능미에서 자유로움의 상징이 된 슬립원피스, 운동복에서 개성 넘치는 편안함으로 이동한 트레이닝복 등 패션 아이템의 사회적 변천사도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패스트 패션’으로 인해 ‘윤리적 패션’이 힘을 얻고 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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