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한 발 더.." 역사적 현장 누빈 저널리스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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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 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저자는 역사적 현장에서 진실을 보도했던 저널리스트들의 글을 한 권으로 엮었다.
전후 60년간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동티모르·이스라엘·이라크·체첸·르완다 등에서 일어난 분쟁과 제노사이드(집단학살)·아파르트헤이트(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종차별정책과 제도)·탈리도마이드 스캔들(콘테르간이란 이름으로 유통된 약의 부작용 사건)·영국 광부파업·로커비 팬암기 폭발·매카시즘(1950~1954년 미국을 휩쓴 반공산주의)·미국 대통령선거 부정 같은 충격적인 역사적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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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거짓을 말하지 마라/존 필저/ 송요한 옮김/ 히스토리아/ 2만8000원
저자는 실제 현장에 있던 저널리스트들의 글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면의 이야기, 일명 ‘게임의 규칙’이라 불리는 권력에 맞선 저널리스트의 ‘반란’을 담았다. 일본에서 윌프레드 버쳇, 르완다에서 린다 멜번, 아파르트헤이트 남아공에서 막스 두 프레즈, 미국에서 그레그 팰러스트, 독일에서 귄터 발라프, 가자에서 아미라 하스, 체첸에서 안나 폴리코프스카야,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로버트 피스크가 ‘게임의 규칙’에 맞섰다.
이 책의 첫머리를 장식한 ‘다하우, 죽음의 수용소’를 쓴 마사 겔혼은 “절대로 정부를 믿지 마라, 그들의 누구도 그들의 어떤 말도 믿지 마라. 그들이 하는 모든 것을 의심의 눈으로 지켜보라”고 말했다. 그래서 미국이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노리에가 장군을 체포한다는 명목으로 파나마를 침공했을 때, 80세의 마사 겔혼은 비행기를 타고 파나마로 갔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민간인 피해자가 수백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파나마시티 곳곳을 돌며 생존자들을 인터뷰해 실제 사망자가 8000명에 가깝다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미국인인 그녀에게는 ‘반미주의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1945년 윌프레드 버쳇은 원폭이 투하되고 나서 서구 기자로는 처음으로 일본 히로시마에 들어가서 원폭 피해자들을 취재해 “나는 세계에 경고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며 원자병에 관한 기사를 썼지만, 당시 방사능 위험을 극구 부인한 미국 정부에 의해 기자 인증을 취소당했다. 1951년에는 호주 국적마저 잃어 여권을 발급받지 못하다가 1972년에야 겨우 권리를 되찾았다.
“저널리즘이 그렇게 중요한가? 그것이 없었다면, 사회는 불의를 표현하는 수단을 잃고, 사람들은 불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나는 이 선집을 훌륭한 동료 저널리스트들에게 바친다. 어느 때보다 지금 필요한 그들에게.”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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