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리스크' 벗어난 국민의 힘, 이젠 민생에만 매달려라

2022. 10. 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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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법원은 6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6인의 직무를 정지시켜달라고 냈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당헌 96조를 고쳐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를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적법하다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 체제는 적법한 새 당헌에 따라 구성됐기에 합법이라는 것이다. 이로써 당 지도부 격인 비대위가 합법성을 인정받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전 대표가 7월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된 당 내홍이 일단락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국민의힘은 집권 이후 '오로지 민생'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8월 당 연찬회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참석해 "민생"을 외쳤고, 정 비대위원장이 9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생을 12차례나 부르짖었지만 공허했다. 이른바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윤 대통령 측근 그룹과 이 전 대표 간에 벌어진 내분 탓이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 측을 1980년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비유하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윤핵관 역시 거친 표현을 써가며 이 전 대표를 공격했다. 급기야 주호영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법원에서 직무정지 결정을 받으면서 여당 사상 초유의 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빚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생을 살피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정쟁에 힘을 몽땅 쓰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여당 역시 비슷한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정부가 기업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며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만들고 9차례나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할 동안 여당은 국회에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국민은 고물가와 고금리에 고통받고 있다. 물가는 5월 이후 매달 5~6%씩 치솟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를 돌파했고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1800조원을 훌쩍 넘는 빚을 안고 있는 가계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부터라도 민생에 매달려야 한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기 위해 또다시 내분에 휩싸인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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