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순신 출정사' 언급하며 "탈당 말라"..창당 선긋기

오연서 2022. 10. 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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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7일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이나 신당 창당에 선을 긋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의 메시지는 그가 탈당해서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당 안팎의 관측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윤리위의 징계는 정치보복"(하태경 의원), "감정 징계를 넘어서 적반하장 징계"(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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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력투쟁]추가 징계 뒤 이순신 '정중여산' 인용한 첫 메시지
국힘 일부 "징계, 정치보복"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9월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7일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이나 신당 창당에 선을 긋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勿令妄動 靜重如山(물령망동 정중여산)”이라고 적었다. 이날 새벽 윤리위의 추가 징계 결정이 내려진 뒤 내놓은 첫 메시지다. 그는 전날 낮 법원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직무집행 효력을 인정한 직후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밝힌 뒤 침묵했었다.

그가 인용한 ‘물령망동 정중여산’은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옥포해전을 앞두고 장병들에게 당부한 말로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표의 메시지는 그가 탈당해서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당 안팎의 관측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월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데 이어 이날 징계가 추가되면서, 이 전 대표의 당원권 회복 시점은 2024년 1월9일로 미뤄졌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통한 명예회복은커녕, 자칫하면 2024년 4월 총선 출마 길까지 막히게 돼, 정치생명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처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 전 대표가 탈당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쪽에선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손사래 쳤다. 이 전 대표 쪽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전히 (서울 노원병 지역구) 공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본다”며 “이 전 대표가 당분간은 좀 쉬고 (책 발간 등) 준비한 걸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선 윤리위의 징계 수위가 애초 예상됐던 ‘제명’ 등의 중징계가 아닌, 당원권 정지 1년 선에 그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총선 공천을 선거일(4월10일) 45일 전까지 끝낸다’는 당규대로라면, 이 전 대표가 공천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의 요청과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예외적으로 후보자 신청 자격을 얻을 수도 있다. 이를 두고 탈당 명분을 주지 않으면서 이 전 대표의 발을 묶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주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에게 어느 정도 (출마의) 길을 열어주면서도 ‘자중하라’ 이러한 결과를 줬다”며 “윤리위가 균형을 잡기 위해 많이 고심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윤리위의 징계는 정치보복”(하태경 의원), “감정 징계를 넘어서 적반하장 징계”(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양두구육’이 징계 사유라면 ‘이 ××들’, ‘×팔린다’는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며 윤석열 대통령까지 겨냥했다.

법원과 당 윤리위 결정으로 ‘이준석 리스크’를 털어낸 국민의힘은 당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7일 의원총회에서 “이제 모두 심기일전해서 단합된 모습으로 민생 경제 회복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에 경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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