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합위기 직면한 한국경제, 국민 모두 고통분담 나서야

2022. 10. 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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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사면초가 신세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가 복합위기의 늪에 빠졌다는 방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경상적자가 고착화해 경제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과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분담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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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경상·재정 '쌍둥이 적자' 현실화
'반도체 한파' 삼성 3분기 실적 쇼크
비상대응체제 가동 실기해선 안 돼
한국경제가 사면초가 신세다. 자고 나면 대내외 악재가 쏟아진다. 어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외건전성 종합지표인 경상수지가 지난 8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수출과 수입의 격차인 상품수지적자는 44억5000만달러로 198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가 복합위기의 늪에 빠졌다는 방증이다. 이미 적자인 재정과 경상적자가 겹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로 닥친 것이다. 이 추세라면 고환율을 막을 길이 없고 국제신인도도 위험해진다.

정부는 별반 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경상적자가 고착화해 경제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도 8월 경상적자가 이례적이며 9월과 연간 기준으로는 흑자를 낼 것이라고 했다.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킹달러’(달러 초강세)가 이어지는 마당에 한동안 주춤했던 고유가 파고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가 다음 달부터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을 예고하자 국제유가가 나흘 사이 10% 이상 급등했다. 고환율과 고유가는 불난 물가와 경상·무역적자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에도 혹독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이상 격감했다. 세계경기침체로 재고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쌓인 상황에서 D램값이 급락세를 빚은 탓이다. 이도 모자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도체 기술과 장비의 대중국 수출 차단에 나서 국내 업계에 불똥이 튈 게 뻔하다. 반도체 수출은 중국이 40%나 차지하는데 그 충격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반도체 불황이 1∼2년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민과 시장의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는 안전판을 정부가 선제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제 와서 내년 초까지 수출업종 경쟁력 강화전략을 짜고 수입품목 공급선 효율화 등 16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이런 뒷북 대응이 또 없다. 외환 곳간을 헐어 환율방어에 나서는 땜질식 대응도 외려 화를 키울 것이다. 한은이 지난달 외화보유액을 200억달러가량 풀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와 같은 안전장치가 긴요한 때다. 그럼에도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스와프가)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반드시 있다고 보기 어렵다” “스와프는 미 연준의 선택”이라고 밝혀 우려를 산다. 정부와 한은은 비상한 각오로 금융·경제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위기는 정부대책만으로 막을 수 없다. 예컨대 현재 유럽이 겪고 있는 에너지 대란은 전력의존형 산업구조와 과소비행태를 바꾸지 않는 한 피할 길이 없다. 전력소비가 10% 줄면 연간 에너지 수입액이 15조원 줄고 무역적자도 60%가량 개선된다. 정치권과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분담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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