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나비' 광주를 달군 마지막 인사, "저 이제 떠나요"[나지완 은퇴식]

허행운 기자 2022. 10. 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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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이렇게 또 한 명의 스타가 우리 곁을 떠났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 타자에 빛나는 나지완(37·KIA 타이거즈)이 작별인사를 팬들에게 건넸다.

ⓒ연합뉴스

나지완은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15차전 홈경기에서 자신의 은퇴식을 가졌다.

행복함이 가득한 은퇴식이었다. 팀원들이 투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려 11-1 대승을 만들어줬다. 일찌감치 승기가 기울면서 나지완은 8회말 공격에서 감격스러운 마지막 타석까지 맞는 행운을 누렸다. 결과는 비록 3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지만 경기장을 메운 팬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내줬다. 이어 나지완은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 드넓은 챔필 외야의 왼쪽 코너까지 지키는 영광을 안았다.

그렇게 경기가 종료된 후 본격적인 나지완의 은퇴식이 시작됐다. 나지완의 아내 양미희씨가 감정을 꾹꾹 누른 감동의 송별사를 먼저 전했고, 그에 이어 이날의 주인공 나지완이 15,175명의 관중들에게 고별사를 건넸다.

ⓒKIA 타이거즈

나지완은 "저 이제 떠나요"라는 짧은 한 마디로 운을 뗐다. 이어 "신인 때부터 모셨던 김종국 감독님께서 마지막 너무 좋은 선물을 주셨다. 아들이 꼭 야구하는 모습을 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그 간절한 바람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는데 이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울먹거렸다.

이어 그는 "이제 저는 KIA 타이거즈를 떠나지만 항상 마음 한켠에 타이거즈를 꼭꼭 묻어놓겠다"라는 감동적인 마지막 인사를 팬들에게 건넸다.

이후 그는 구단이 준비해준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을 재현하며 멋진 세리머니와 함께 베이스를 돌았다. 팀원들은 물병을 들고 뛰쳐나와 그에게 축하의 물세례를 퍼부었다.

그리고는 외야 잔디에서 이를 지켜보던 221명의 팬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잊지못할 추억을 팬들에게 건넸다. 그가 타이거즈 소속으로 기록한 221홈런을 기리기 위해 사전에 선정된 221명의 팬들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니폼 반납식을 치렀고, 선수들의 헹가레를 받으며 이날의 은퇴식을 마쳤다. 평생 잊지 못할 타이거즈의 레전드를 떠나보낸 광주의 밤은 뜨거웠다.

ⓒ연합뉴스

▶이하 나지완의 고별사 전문

- 저 이제 떠나요. 벌써 15년이라는 시간동안 KIA 타이거즈 선수로서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이제 떠나는데요. 15년 전, 데뷔 첫 타석이 생각이 나는데, 그때 여기 KIA 타이거즈에 수석코치로 계시는 진갑용 코치님께서 타석에 들어가니까 첫마디가 '마 인사안하나' 였습니다. 저는 인사를 드렸는데(웃음). 그리고 나서 수석코치님께서 '뭐주꼬?' 이러시더라구요. 그러고 저는 그 인사와 함께 삼구삼진을 먹고 벤치 덕아웃으로 들어갔던 기억이 생각이 납니다. 그 타석으로부터 벌써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늘 제가 신인 때부터 모셨던 김종국 감독님께서 마지막으로 너무 좋은 선물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아들이 꼭 야구하는 모습을 봤으면 했다는 생각으로 너무 간절한 바람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는데, 좋은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KIA 타이거즈를 떠나지만, 항상 마음 한켠에 저희 KIA 타이거즈를 항상 마음 속, 심장 속에 꼭꼭 묻어놓고 이 자리를 떠나려 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셨는데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분이 있네요. 정말 힘들게 운동을 했는데, 저희 아버지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 같지 않은 나지완과 결혼해준 저희 와이프 양미희 덕에 제가 사람이 돼 이쁜 아들도 낳고, 이렇게 행복한 삶을 누리고 이제 떠나려고 합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은데 형으로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범호형한테 특히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팬 여러분의)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고 떠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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