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K] “‘TV 출연 전문가’ 믿었는데”…사라진 투자금 140억 원

김우준 2022. 10. 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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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파생상품 같은 데 투자해서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광고 문자 받아 본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럴 듯하게 '거래소'를 차려놓고, "TV에 나오는 전문가"라고 하면 더 솔깃해질 수 있는데 의심해봐야겠습니다.

투자 전문가라는 일당에게 속아 300여 명이 140억 원 넘게 잃었습니다.

제보, 김우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 등의 파생상품을 사고, 판다는 거래소.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띕니다.

'코넥스.'

코스피, 코스닥과 더불어 중소기업 주식을 거래하는 정규 시장 명칭인데, 그 공신력 있는 이름을 갖다 붙인 겁니다.

사이트 곳곳이 가짜, '도용' 투성이입니다.

[장OO/가짜 거래소 피해자/음성변조 : "유명한 금융투자 회사 로고가 들어있어서, 신뢰를 하게 됐고."]

운영진은 이 거래소에 돈을 맡기면 알아서 불려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럴 듯한 상품 설명과 수익률.

3백여 명이 140억여 원을 맡겼습니다.

두 달 간의 이 '작업'이 마무리되자 사이트는 폐쇄됐습니다.

[김OO/가짜 거래소 피해자/음성변조 : "사정이 안 좋은 사람들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출받아서 해라, 보험 약관대출을 받은 것도 안 말리겠다 이런 식으로 계속 유도를 해가면서…."]

의심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일당은 자신들을 공중파 방송에도 나오는 유명 트레이더로 포장했고, 협력업체들 이름도 읊어댔습니다.

그중 한 곳의 주소지를 찾아가 봤더니, 공유 오피스였습니다.

[공유 오피스 관계자/음성변조 : "주소만 쓰시거나 그러셨을 거예요. (아예 들어오신 적도 없으세요?) 들어온 적이 없어요."]

일당이 본거지로 삼았던 곳은 따로 있었습니다.

범행 기간 동안 사무실로 사용한 오피스텔입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컴퓨터 등으로 각종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운영하며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주택가 등에 숨어 전문가 행세를 했던 이들은 대부분 20대였습니다.

경찰 수사로 10여 명이 특정됐고, 주동자 오 모 씨가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이 구형한 추징금 140억 원에 대해서는 "'범죄'에 의한 수익임을 특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천만 원만 추징 대상으로 인정했습니다.

[이OO/가짜 거래소 피해자/음성변조 : "어디다가 하소연할 데도 없고, 요새 금융 사기 이런 거에 대해서 엄중히 처벌한다고 공표도 하고 그러는데, 지금 이거는 거기하고 부합되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검찰은 판결에 항소했습니다.

경찰은, 아직 찾지 못한 피해자들의 돈 140억 원의 행방을 계속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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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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