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이재명 봐주기 수사"..야당 "김건희 봐주기 수사"

이유진 기자 2022. 10. 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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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감 '정치 공방전'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리에 앉아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 ‘성남FC 후원금 의혹’ 공세
야 ‘윤 대통령 장모 특혜’ 맹공
윤희근 “경찰국, 역사가 평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7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모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이 문제로 지목한 사건은 전혀 달랐다.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연관 있는 성남FC 후원금 수사가 지난 정부 당시 경찰이 ‘뭉갰다’고 비판한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그의 모친이 연루된 사건을 두고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감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집중 거론하며 “과거 정부의 눈치를 봤다”면서 경찰을 비판했다. 앞서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해 9월 성남FC 의혹을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경찰은 올해 2월 검찰로부터 보완 수사를 요구받고 수사를 진행, 지난 8월 이 대표를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겼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사건을 뭉갠 것 아니냐”고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따져물었고, 윤 청장은 “당시 분당경찰서도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보고받았다. 참고인 진술에 따라 불송치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후 사건 관계자의 진술에 변경이 있었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자료까지 나오면서 판단이 달라진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처가 관련 수사를 언급하며 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 장모의 가족회사가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 방식 변경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사건이 대표적으로 거론됐다. 천준호 의원이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 장모를 ‘봐주기 수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자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절차대로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남 본부장은 “필요한 조치는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에는 관련자 소환조사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한 수사로도 전선이 확대됐다. 야당은 각종 언론보도나 교육부 감사 등을 통해 허위 경력을 활용했다는 점이 이미 드러났는데도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며 이를 문제 삼았다. 남 본부장은 “일부 이력서에 기재했던 내용이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실체 판단에 있어 공소시효 도과 부분이 확인되면 형식적인 판단이 우선하도록 되어 있다. 대학 측에서 공통적으로 채용조건이 충족됐고 기망당한 부분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16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인 데 대해선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취하할 근거와 명분은 다 갖춰졌는데 취하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고,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쌍용차에 온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소송 취하를 권고했다. 윤 청장은 “대법원 판결을 보겠다”며 소송 취하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일선 경찰의 큰 반발을 샀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윤 청장은 경찰국 설치의 근거가 된 행정안전부령의 위법성 논란에 대한 질의에 “역사적 평가에 맡길 문제”라고 답했다.

윤 청장은 이날 국감 모두발언에서 스토킹범죄 등 피해자 보호에 경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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