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우크라 침공' 푸틴 권위주의 맞선 인권운동가·단체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러시아 권위주의 정권의 영향력에 맞서 시민의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한 활동가 1명과 단체 2곳에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벨라루스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를 202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자국에서 시민사회를 대표한다”며 “이들은 수년간 권력을 비판하고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호할 권리를 증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쟁범죄, 인권침해, 권력남용을 기록하는 데 현저한 노력을 해왔다”며 “모두 함께 이들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지속되고 있는 전쟁에 고통받는 국가에서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전쟁을 막고 시민의 고통을 완화하며 인권을 보호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전통에 따른 결정이라는 평가다.
비알리아츠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레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장기 철권통치를 하는 벨라루스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인권단체 ‘바스나’를 창설해 루카셴코 정권에 맞서 활동해왔으며 작년 7월부터 탈세 혐의를 받아 투옥된 상태다.
비알리아츠키 측은 혐의가 조작된 것이며 인권운동 때문에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베르트 레이스 안데르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벨라루스 당국에 비알리아츠키를 석방하라는 게 우리 메시지”라며 “우리는 그가 석방돼 노르웨이 오슬로에 노벨평화상을 받으러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대표적인 친러시아 국가로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린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 발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메모리알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저명한 인권단체다.
이 단체는 옛 소련과 개방 후 러시아의 정치적 탄압을 연구·기록하고, 러시아와 다른 옛 소련권 국가들의 인권상황을 감시해왔다.
메모리알은 옛 소련 시절인 1989년 역사 교육 단체로 창설된 뒤 1991년 인권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옛 소련권인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조지아(그루지야) 등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같은 서방 국가에도 지부를 두고 있다.
러시아는 외국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친다고 주장하며 작년 2월까지 메모리알 본부와 산하기관들을 모두 해산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메모리알 해산으로 러시아의 권위주의가 강화하고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메모리알은 러시아의 군사주의와 맞서 싸우고 인권과 법치에 기반한 통치를 증진하는 최전선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CCL은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범죄를 비롯한 갖은 인권유린이 난무하는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해온 단체다.
이 비정부기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본부를 두고 2007년 설립돼 우크라이나의 격동기에 조용히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
안데르센 노르웨이 노벨위원장은 “CCL은 우크라이나 시민사회를 강화하고 당국이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 법치국가로 발전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CCL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를 수집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야보르스키 CCL 대표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인권활동은 전쟁에 맞서 싸우는 주요 무기”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에게 주는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돼 올해 103번째로 수여된다.
지금까지 단독 수상은 69차례였으며 2명 공동 수상은 31차례, 3명 공동 수상은 3차례였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상금 1천만 스웨덴 크로나(약 12억7천만원)가 지급된다.
노벨상 수상자는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이날 평화상까지 선정됐다.
올해 노벨상 시즌은 오는 10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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