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만 정치만화? 노무현·박근혜 비판 작품도 상 받았다
[윤근혁 기자]
▲ 작품명 <지존>. 2004년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
ⓒ 윤근혁 |
문체부는 이번 공모전 수상작을 선정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아래 만화진흥원)에 대해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고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순수한 예술적 감수성으로 명성을 쌓아온 중고생 만화 공모전을 정치오염 공모전으로 변색시킨 만화진흥원"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관련기사 '윤석열차' 못마땅한 문체부 장관 "정치 오염 공모전" http://omn.kr/210o9)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7일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연도별 수상작품집을 직접 살펴본 결과,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정치적 소재'를 다룬 학생 카툰 작품들이 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엔 윤석열 정부처럼 이를 문제 삼고 나선 적은 없었다.
만화진흥원이 정치 오염? 2004년 '노무현 비판' 만화도 수상작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인 2004년에 나온 '제5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품집'을 보면, 수상작 가운데 한 학생이 그린 '지존'이란 카툰 작품이 눈에 띈다.
▲ 2004년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
ⓒ 윤근혁 |
"우리나라 경제도 잘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2003년 수상작은 당시 미국 대통령 부시를 동물에 견줘 비판하는 만화였다. 부시를 원숭이 동상으로 형상화한 뒤 다음과 같은 말풍선을 붙였다.
▲ 2003년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
ⓒ 윤근혁 |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에도 박 대통령 어록을 비꼬는 내용의 만화가 수상작에 오르기도 했다. 이 만화는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박 대통령 발언을 소재로 했다.
▲ 2015년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
ⓒ 윤근혁 |
▲ 2012년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
ⓒ 윤근혁 |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품집이 나오지 않아 수상작을 살펴볼 수 없었다.
수상작품집을 살펴본 결과, 박보균 장관의 주장과 달리 과거 학생만화공모전에서도 대통령과 정치인이 직접 카툰 소재가 되는 이른바 '정치적인 만화'를 수상작으로 뽑은 사례가 다수 있었다.
만화계에 따르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역대 정부는 이 대회에서 대통령 또는 정치인을 강하게 비판하는 만화가 수상작에 올랐더라도 특별히 문제를 삼지 않았다.
▲ 제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교부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
ⓒ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
우리만화연대와 웹툰협회, 한국카툰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한국출판만화가협회, 한국만화웹툰학회, 지역만화웹툰협단체 대표자모임 등도 이날 공동 성명을 내어 "대통령에 대한 풍자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기본적인 표현의 영역에 속한다"면서 "문제가 될 수 없는 문제를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든 문체부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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