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아이디어'로 확장되는 인류의 최전선..여기가 끝은 아닐까[책과 삶]
휴먼 프런티어
마이클 바스카 지음·전리오 옮김
퍼블리온 | 680쪽 | 2만5000원
‘휴먼 프런티어’는 인류의 최전선이라는 뜻이다. 동굴벽화, 유일신 종교, 보편적 참정권, 상대성 이론 등 각 분야 인류의 최전선을 확장시켜 온 거대한 아이디어가 앞으로도 나올 수 있는지 묻는다. ‘위대한 성취는 옛사람들이 이미 다 이뤘고, 발명할 것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으며, 지금 이 상태가 인류가 도달한 최전선이 아닐까?’라는 다소 음울한 질문이다.
거대한 아이디어의 발전 과정을 봤더니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암을 비롯한 많은 난치병은 정복하지 못했고, 우주여행은 요원하다. 산업화는 기후변화를 초래했고, 인류는 여전히 탄소 기반 문명에서 살고 있다. 양자역학 등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은 너무 난해해져서 새로운 이론이 나오면 증명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TV와 영화는 선동의 도구가 됐으며, 소셜미디어는 사람들 사이 적대적 감정을 강화하는 등 거대한 아이디어의 부정적 결과들도 넘쳐난다. 중반까지 읽다 보면 인류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탄생 없이 미세조정만 반복하는 지루한 여정만 남은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낙관한다. 인터넷으로 서로 깊숙하게 연결된 세계, 인도·중국 등 서구 중심 혁신의 시대 변방이었던 국가들의 투자와 발전,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거대한 아이디어’가 꽃필 수 있는 무대는 계속 열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의 K팝도 새로운 공간에서 새롭게 피어난 거대한 아이디어로 거론한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열린 자세를 견지하며 인류의 최전선을 밀어붙이기 위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풍부한 이야깃거리 속에서 ‘인류는 계속 진보해야 한다’고 믿는 저자의 신념이 느껴진다. 저자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전속작가로 일한 적 있는 작가·연구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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