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위, 40년 연기 인생이 곧 '화양연화' [27th BIFF 종합]

황서연 기자 2022. 10. 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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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배우 양조위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양조위의 40년 배우 인생 모든 순간이 '화양연화'였다.

7일 오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배우 양조위의 '양조위의 화양연화' 오픈 토크 및 핸드프린팅 행사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G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진행을 맡아 양조위와 대담을 나눴다.

양조위가 수상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지난 한 해간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양조위는 '해피투게더' '중경삼림' '무간도' '화양연화' '색. 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월드스타로 오랜 세월 사랑 받아왔다.

이날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 객석은 양조위를 보기 위한 시민들로 가득 찼다. 환호성과 함께 등장한 양조위는 "그간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핑계가 없어서 못 왔다. 여러분들 직접 만나고 인사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인사했다. 이번 오픈 토크 행사는 양조위가 참석하는 올해의 마지막 공식 행사로, "다음엔 뜸 들이지 않고 좋은 작품을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재방문을 약속했다.

◆ "나는 운 좋은 사람" 배우 양조위를 키운 거장들

50분 가량 진행된 양조위와의 대담에서는 그의 대표작과 함께 호흡한 감독들의 일화, 그의 연기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동진 평론가는 수십년간 변하지 않는 소년 같은 눈빛으로 사랑 받아 온 '눈빛 연기의 대가' 양조위에게 이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그는 "눈은 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눈으로는 속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는 평소에 내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것도 어려워 연기를 통해 이를 발산하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조위와 함께 호흡한 거장 감독들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양조위는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내가 배우로서 운이 좋았던 편인 것 같다. 다양한 감독과 일하며 많은 것을 배웠고, 배움으로서 오늘날의 양조위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비정성시'를 연출한 허우 샤오시엔 감독에 대해서는 "내 연예 인생 첫 단계, 첫 작품이라 특히 더 많은 걸 배웠던 거 같다. 당시 대만어도 잘 모르고 알아듣지도 못하고 말할 줄도 몰랐다. 촬영 시간 외에는 숙소 방에만 있었는데. 감독님이 책을 정말 많이 가져다 주셨다. 캐릭터 소화를 위해 대만 역사책을 주셨고, 미국과 일본의 소설도 많이 읽었다. 감독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색. 계'의 이안 감독에 대해서는 "캐릭터 연구에 대해 정말 많이 가르쳐주셨다. 레퍼런스도 많이 주셨고, 역할 소화를 위해 1940년대 역사 책을 많이 가져다 주셨다.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며 '캐릭터를 상상해봐라'라고 조언해주시고 음악을 추천해 주시거나 보디 랭귀지도 알려주셨다.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탕웨이와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박물관을 방문해 그림 감상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중경삼림' '무간도' '해피투게더' 등 양조위 최고의 대표작들을 포함해 7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한 왕가위에 대해서는 "내 연기 생명에 대해 가장 중요한 분이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조위는 사전에 정해진 것 없이 당일에 대본이 나오고, 매번 변수가 생기는 독특한 촬영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왕가위 감독과의 촬영을 회상했다. 왕가위 감독이 촬영에 대한 욕심이 많아 같은 장면을 계절마다 다시 찍기도 했다며 작은 폭로를 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했던 가장 어려운 작품은 '동사서독'이라고. 사막 오지의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을 하느라 연기 인생 중 가장 힘들었다는 경험담을 털어놨다.

부산국제영화제, 배우 양조위


◆ "나를 거쳐간 모든 캐릭터, 내 인생의 일부"

연기 경력 40년이 쌓이는 동안, 양조위는 한 캐릭터에 빠져들고 나오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그만큼 현실과의 분리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매 캐릭터마다 다 헷갈린다. 새로운 역할을 준비할 때는 다른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캐릭터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준비해야 하고, 그 준비 기간이 길수록 더욱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시기가 한동안 있었다. 비록 영화는 작가가 쓴 대본이지만, 이걸 연기하고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건 실제 경험이다. 그러니 빠져 나오는게 쉽지 않고 매 작품이 끝나면 꿈에서 깨는 기분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래도 최근 몇 년 간 방법을 찾은 것 같다. 굳이 어떻게 이 역할에서 빠져나올지 질문을 던지지 않고 원래의 삶을 살다 보면 자연히 빠져나오게 되는 거 같더라"라며 "어쩌면 캐릭터의 일부 성격이 내 몸에 배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그래도 상관 없다. 내 인생의 일부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양조위는 연기와 영화를 제외하고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가족과 친구, 공간, 운동을 꼽았다. 특히 스키를 좋아하고 물 위에 떠있는 대부분의 수상 스포츠를 좋아한다며 눈을 빛냈다. 그의 눈빛 연기를 칭찬하는 이동진 평론가에게 계속해 눈을 맞추려 노력하는 소년 같은 장난기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양조위는 데뷔 40주년 소회를 묻는 질문에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시간을 바쁘게 보내기도 하고 훌륭한 사람들과 일하기도 하고 많은 캐릭터를 만들며 행복하게 살아온 거 같다"라고 말했다. 핸드 프린팅을 마친 후에는 이례적으로 마이크를 다시 잡고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관객들에게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다시 오게 돼 기쁘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부디 건강하시고, 저는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방문하도록 하겠다. 다음에 봐요"라고 인사하며 부산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부산국제영화제, 배우 양조위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부산국제영화제 | 양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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