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기는커녕 떠넘기기 '환경부=산업부 2중대' 비아냥 왜?

김규남 입력 2022. 10. 7. 19:05 수정 2022. 10. 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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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반보 앞서가도 모자랄 상황에서 반보 이상 느린 모습을 보이고 있고, 관련 정책을 주도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4일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해 한화진 장관과 우원식 의원 사이에 오고 간 질의응답에서도 이런 답답함은 고스란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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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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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환경부에 물어보니까 지금 (배출권거래제) 3기잖아요. 3기 동안에는 (유상할당 비율을) 10%로 정했기 때문에 (개선을) 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예, 4기(2026~2030년)부터 고려를 하고 있습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

“아니, 지금 그렇게 한가하게 해서 됩니까? 내년부터라도 고쳐야 됩니다.”(우 의원)

“일단은 4기로 말씀드리고요. 최대한 빨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계부처하고도 협의하겠습니다.”(한 장관)

기후변화 대응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이 느껴진다. 향후 18년 내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견줘 1.5도 오르는 게 확실해진 상황이다. 먼 나라 이야기였던 기후위기는 지난 여름 폭우와 폭염, 가뭄 등으로 우리의 피부에 와닿았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반보 앞서가도 모자랄 상황에서 반보 이상 느린 모습을 보이고 있고, 관련 정책을 주도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4일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해 한화진 장관과 우원식 의원 사이에 오고 간 질의응답에서도 이런 답답함은 고스란히 느껴졌다.

배출권거래제는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해 온실가스를 자발적으로 감축하도록 하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코로나19 시대의 탄소가격’ 자료를 보면, 2021년 한국의 배출권거래제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8할(79.6%)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주요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지난 4일 <한겨레> 1면 보도(‘탄소 배출권거래제의 ‘역설’…기업들, 연기 뿜어대며 5600억 벌었다’)에서 알 수 있듯, 제도가 시행된 지난 7년간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12.3% 증가해 배출권거래제는 유명무실한 제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으로 상향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감축률이 4.2%가 돼야 한다. 이는 유럽연합(EU) 2%, 미국·영국 2.8%, 일본 3.56% 등 선진국들과 견줘 높은 감축률로 “도전적인 목표”(관계부처 합동)다. 목표가 도전적이면 이행 노력도 ‘도전적’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환경부가 의지를 갖고 아직 3년이나 남은 3기(2021~2025년) 배출권거래제의 배출허용 총량을 줄이고, 유상할당 비율을 10%보다 높게 하는 등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한 장관의 말처럼 2026년부터 시작되는 4기에 가서야 개선을 도모한다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3년 뒤로 떠넘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도무지 기후변화 대응 주무부처인 환경부답지 않은 모습이다. 사정이 이러니 국감에서 환경부는 환경보다 산업을 더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2중대”(노웅래 민주당 의원)라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원자력발전 생태계 복원만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환경부를 향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배출권거래제, 내년부터 강화’라는 ‘도전적’이지만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을 기대하는 것은 그저 뜬구름 잡는 일인 것일까.

김규남 기후변화팀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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