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영업이익 반토막, 삼성전자 '어닝쇼크'
‘반도체 한파’가 삼성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7~9월)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거뒀다는 잠정 실적을 7일 발표했다. 작년 3분기보다 31.7% 하락한 수치로, 11조원대 후반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하회한 ‘어닝 쇼크’였다. 이전 분기(2분기)에 비해서도 23.4% 꺾였다. 다만 매출은 76조원으로 3분기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최소 내년 1분기까진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한파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18% 소폭 하락한 5만6200원으로 마감했다.
◇반도체 부진, 스마트폰·디스플레이 호조
3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반도체가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이 좋았던 작년 3분기(10조1000억원) 대비 사실상 반 토막 난 것이다.
스마트폰과 PC 같은 IT 기기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큰손’ 고객인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마저 서버용 반도체 구매를 줄이면서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애널리스트는 “서버용 D램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요자들이 구매를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반도체는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최근 원·달러 고환율의 수혜를 봤지만, 수요 부진 여파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TV·가전 사업도 수요 부진과 제조·물류비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000억~6000억원 선에 그친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영업이익이 그나마 10조원대를 지킨 것은 폴더블폰과 디스플레이의 선전 덕분이었다. 새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폴드4가 지난 8월 출시 이후 전작(前作)보다 높은 글로벌 판매고를 기록했다. 갤럭시워치, 갤럭시버즈 같은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도 시장에서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애플에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납품하는 디스플레이 부문도 3분기 ‘아이폰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이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최대 2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전망도 불투명…”내년 1분기까지 감소할 듯”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4분기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다. 반도체 경기 불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매출을 뒷받침해온 스마트폰도 4분기에는 신제품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전통적인 TV·가전의 성수기이고 11월엔 월드컵까지 있지만 수요가 워낙 가라앉아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대로 꺾일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애널리스트는 “업계 전반의 과도한 재고와 지속된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가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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