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운 좋은 사람"..양조위, 부산에서 돌아본 연기 인생 40년(종합) [BIFF]

정유진 기자 입력 2022. 10. 7. 18:33 수정 2022. 10. 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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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조위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화양연화'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부산=뉴스1) 정유진 기자 =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40년간 바쁘게 보내기도 했고, 많은 훌륭한 사람들과 같이 일하기도 했고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했죠. 과거 40여년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홍콩 스타 량차오웨이(양조위)가 부산국제영화제의 오픈토크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량차오웨이는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사회로 진행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양조위의 화양연화'에서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핑계가 없어 못 왔는데 이렇게 이유가 생기고 실제로 와서 여러분의 얼굴 뵙고 인사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량차오웨이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무려 18년 만에, 한국은 8년 만에 찾았다. 그는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다음은 오래 뜸 들이지 않고 새로운 작품을 들고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선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온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부디 건강하시고 머지 않은 미래에 다시 방문하겠다, 건강하시고 다음에 보자"고 말했다.

이날 진행자인 이동진 평론가는 량차오웨이의 최근작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샹치를 보러 갔다 아버지 보고 나온다"고 하더라며 극중 샹치의 아버지를 연기한 량차오웨이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에 량차오웨이는 "물론 기분이 좋다, 다양한 연령대 팬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팬들에게 응원 받고 사랑 받는게 꿈일텐데 꿈을 이룰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화양연화'에서 배우 양조위와 대화 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이동진 평론가는 량차오웨이의 특별한 점 중 하나인 눈빛을 칭찬하며 '배우는 자신의 눈을 파는 직업'이라는 표현을 썼다. 량차오웨이는 "사실 내 생각에 눈은 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되게 중요하다, 바디랭귀지와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 속일 수 있어도 눈으로는 못 숨긴다"며 "나는 스스로 표현을 못 하는 성격이다, 언어로 표현 못하고 스트레스도 잘 표현안 하는데 연기할 때 더욱 눈을 통해서 감정을 표현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내 작품을 나는 잘 못 본다, 늘 보면 다음에 잘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눈은 한 사람의 영혼을 본다고 한다, 마주 보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평론가는 "량차오웨이는 어떤가, 연기를 떠나 샤워하고 거울을 볼 때 자신의 눈빛을 어떻게 생각하나"며 농담 섞인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량차오웨이는 "아침에 씻고 거울을 보면 '아 더럽다' 생각부터 든다, 머리도 지저분하고 못생기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량차오웨이는 평생 허우샤오시엔과 이안, 왕자웨이 등 유명한 중화권 감독들과 작업해 왔다. 이동진 평론가는 '비정성시'를 언급하며,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대만어를 못하는 홍콩 출신 량차오웨이의 캐스팅을 위해 일부러 캐릭터에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설정을 넣었다는 일화를 밝혔다.

배우 양조위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화양연화'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배우 양조위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화양연화'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량차오웨이는 "배우로 이런 직업 가진 사람으로서 운이 좋다"며 "다양한 감독들과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많은 것을 배우면서 오늘날의 양조위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님의 작품은 그 당시 저의 연기 인생의 첫 작품이어서 나는 특히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에 나는 대만에 가서 대만어도 모르고 알아듣지 못하고 말할 줄도 몰랐다, 촬영 시간 외에는 방에 있었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책을 많이 주셨다,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대만 역사에 관련된 책도 갖다 주시고 미국 소설, 일본 문학도 많이 읽었다, 매번 다른 감독님과 같이 일하면서 많으 것을 배우고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회상했다.

량차오웨이는 '색, 계'에서의 경험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이안 감독은 내게 캐릭터 연구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가르쳐주셨다, 레퍼런스를 많이 가르쳐주고 색계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1940년대 책도 가져다 주셨고 박물관에서 그림을 봐라, 어떤 캐릭터를 상상해 봐라 조언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왕제웨이 감독을 "연기 생명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님"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이동진 평론가는 '배우들을 힘들게 하기로 유명한 왕자웨이 감독을 어떻게 참아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량차오웨이는 "(왕자웨이의 방식은)또 다른 창작 방법이다, 이전 다른 감독님들과 얘기했을 때 이런 방식의 창작 방법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대본도 없고 캐릭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언제까지 촬영해야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재밌는 방식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찾은 방법은 하루하루 연기를 제대로,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다보면 하루하루 제대로 살아보면 살아지는 느낌이다, 사실 왕자웨이 감독은 욕심이 많은 편이다, 여름에 3일 (영화를)찍고 가을에 3일을 찍고 이런 식으로 욕심이 많다"며 "가끔씩 힘들다, 아마 감독님도 이 신을 여름으로 설정할지 가을로 설정할지 결정을 못하신 거다"라고 회상했다.

배우 양조위와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화양연화' 에서 양조위의 핸드페인팅과 사인들 들어보이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배우 양조위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화양연화'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그러면서 "그런데 대체로 재밌었다, 연기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3개월이든 2년이든 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량차오웨이는 왕자웨이 작품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동사서독'을 꼽았는데 "이십 몇 년 전인데 아주 먼 사막이다, 큰 사막 한 가운데 길 하나만 있고 호텔도 없고 나무로 대충 지은 민박집 몇 개 밖에 없는데 숙소로 들어가서 한 첫번째 일은 청소와 소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왕자웨이의 촬영 방식은 그날 그날이 돼서야 오늘 촬영분이 있다 없다를 알 수 있어서 그 상황에서 민박집에 묵어야 하는데 오늘은 할 게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하니 힘든 게 있더라, 이십 몇 년 전에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으니까 집에 전화하려면 로비가 하나 있는데 로비에서 일하는 분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요' 하면 전화를 걸어준다, 연결이 됐다고 하면 통화 부스 들어가 통화했다, 올드한 방식으로 생활했다"고 밝혔다.

량차오웨이는 배우들이 그렇듯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와 실제 자신의 자아 사이에서 헷갈리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는 "준비 시간이 길수록 빨리 빠져나오기가 어렵고 정체성에 대해 헤매는 시기가 있다, 짧으면 비교적 빠져나오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적 스토리는 각자고 작가들이 쓰는 대본이지만, 배우들이 연기하는 경험들이 실제 경험들이다 보니까 빠져나오는 건 힘들 수밖에 없다, 촬영 끝날 때마다 꿈에서 깨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 양조위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화양연화'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2.10.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또한 "최근 몇 년간 방법을 찾았다, 굳이 어떻게 빠져나올지 안 묻고, 그냥 살던 삶을 그대로 살면 자연스럽게 빠져나오게 돼 있다"며 "어쩌면 사실 그런 캐릭터의 일부 성격이 내 몸에 베어있을 수 있다, 크게 상관없다 그것도 내 인생의 일부 경험이니까"라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동진 평론가는 량차오웨이와 함께 한 유명한 중화권 스타들을 언급하며, 그들과의 작업에 대한 기억을 묻기도 했다. 고(故) 장국영, 장만옥, 탕웨이 등에 대한 질문이었다.

량차오웨이는 장국영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지만 장만옥, 탕웨이에 대해서는 "장만옥, 탕웨이 모두 프로다, 장만옥은 방송국 시절부터 같이 호흡한 배우여서 조금 더 색달랐다, 첫 호흡을 맞췄을 때 신인이고 경험이 없었는데 같이 (영화)작업에 들어갔을 때 이미 상대가 많은 경험을 쌓은 배우가 되고 다시 호흡 맞춰서 경험이 색달랐다"고 말했다.

더불어 탕웨이를 언급하며 "(탕웨이와)촬영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일부러 같이 시간을 많이 보냈다, 마작을 같이 배우기도 하고 춤을 배우기도 했다, 같이 박물관 가서 그림 보기도 하고 해서 역할을 소화하는 게 쉬웠다"고 회상했다.

인생에서 영화, 연기를 빼면무엇이 가장 소중한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량차오웨이는 "첫번째는 가족과 친구다, 두번째는 운동이다"라며 "나는 스키 타는 걸 좋아한다, 거의 모든 수상 스포츠를 좋아한다, 수상 스포츠, 수면 위에서 하는 걸 좋아하고 바닷속에 들어가는 것은 무서워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열린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량차오웨이는 이번 영화제에서 특별 기획프로그램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양조위의 화양연화'는 량차오웨이가 직접 고른 영화 여섯 편의 극장에서 상영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다.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2046 (리마스터링)',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을 비롯해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등이 상영될 예정. 량차오웨이가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된다.

한편 량차오웨이는 왕자웨이 감독의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등으로 잘 알려졌다. 그는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세 작품 '비정성시'(1989)와 '씨클로'(1995) '색, 계'(2007)에 출연했으며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웅: 천하의 시작'(2002)과 '무간도'(2002)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등의 작품으로 현재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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