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R이 미숫가루라고?..핫플 징표인듯 메뉴판에 온통 영어 '심각'

박홍주 2022. 10. 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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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표현 과도한 카페·식당
서울시내 한 가게 앞에 설치된 영어 간판.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직장인 신 모씨(27)는 최근 어머니와 함께 새로 개업한 레스토랑에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입장부터 주문, 서빙까지 모두 영어로 말하고 있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씨는 "외국인 직원이 와인을 영어로 설명하는 탓에 주문하면서도 긴가민가했다"며 "어머니가 당황해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니 식당의 무책임한 응대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카페와 식당에서 한국어 표기 없이 영어로만 메뉴를 소개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한국어 파괴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령층 위주로 불편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다.

7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외식 업계를 필두로 매장 상호, 메뉴판 등에 영어를 사용하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홍대, 이태원, 성수 등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외국어를 맹목적으로 사용하는 배경에는 '그럴듯해 보이기 위해서'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2020년 국민의 언어 의식조사'에 따르면 외래어나 외국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41.2%)에 이어 '전문적 용어 사용이 능력 있어 보임'(22.9%), '우리말보다 세련된 느낌'(15.7%)을 꼽았다. 보다 전문적으로 보이거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전가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미숫가루를 'MSGR'로 표기한 한 카페 메뉴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키오스크에 한 번, 외국어 설명에 또 한 번 가로막힌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어 표현은 일부 식당만의 일이 아니다. 아파트 이름에도 긴 외국어가 사용되면서 일각에서는 "좋은 의미의 외국어를 아무렇게나 이어 붙이면 아파트 이름이 된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실제 주요 건설사들은 대부분 주거 단지에 이름을 붙일 때 외국어를 쓰고 있다. 직장인 허 모씨(28)는 "아파트단지에 '골든 클럽'이라고 써 있는 건물이 있길래 봤더니 양로원이었다"며 "경비실은 '인포메이션', 쓰레기 분리수거장은 '리사이클'로 써 있는 걸 보면 허세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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