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 몰랐는데..'5만전자' 반도체서만 이익 4조 급감
수요 위축에 판매가 하락 겹쳐
원화약세도 실적악화 못막아
4분기 D램가격 더 떨어질듯
글로벌 반도체업계 감산 돌입
◆ 삼성전자 실적쇼크 ◆
7일 삼성전자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7%,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23.4%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수요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반도체 부문 부진이 뼈아팠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9조9800억원을 기록했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분기에 30% 이상 급감한 6조원대 초반이 예상된다. 2분기까지 견조했던 서버 수요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메모리와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속히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 분기보다 각각 10~15%, 13~18%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격은 4분기에도 각각 13~18%,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이미 감산에 돌입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의 웨이퍼 투입량을 각각 5%, 10% 줄이는 한편 내년 설비투자 규모도 50% 삭감하기로 했다.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인 키옥시아도 이달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30%가량 감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감산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웨이퍼 공정 처리 단계를 늘리는 방법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반도체 불황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 침체,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려 장기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이 속한 MX(모바일 경험) 사업부는 3분기에 2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폴더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신제품 판매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MX 부문이 신제품 출시와 함께 전방위적으로 원가 절감 활동을 벌이면서 이익률을 지켜내고 있다"며 "4분기에는 마케팅 비용 지출이 커지기 때문에 3분기보다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분기 삼성전자 실적에는 환율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화값이 하락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올라가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지난 2분기에도 원화값 하락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약 1조3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분기 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올해 1분기 1205원에서 2분기 1261원, 3분기에는 1340원까지 내려앉았다. 3분기 원화값 하락폭이 더 크지만 반도체 판매 부진으로 환율 효과는 2분기만큼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 실적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기 하락으로 세트(스마트폰·TV·가전 등) 부문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데다 이로 인해 반도체 수요 또한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12년 만에 가장 낮은 2억879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6.5% 줄어든 12억7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5%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계절적 수요 둔화로 세트 부문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 밑으로 떨어진 8조6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개장 직후 2% 가까이 하락했지만 오전 10시께 상승으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18% 떨어진 5만6200원에 마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침체가 내년 내내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3분기부터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는 이를 선반영해 지금부터 상승할 수 있겠지만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지그재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훈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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