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빈 국립음대 교수 "K팝 위상 대단..K클래식은 또 다른 가치"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
고등학생때 빈으로 유학와
2년전 亞 출신 첫 테뉴어 돼
6~19세 음악 영재들 가르쳐
"한국 기업들도 日 기업처럼
유명 오케스트라 후원했으면"
최근 기자와 인터뷰한 정상희 빈 국립음대 교수(사진)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20년 아시아인 최초로 빈 국립음대 바이올린과 종신교수(부교수)가 됐다. 15년 전 꿈 많은 고등학생으로 유학을 왔던 그곳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교수가 된 것이다. 그는 빈 국립음대 영재반을 맡아 전 세계에서 온 6~19세의 재능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 교수는 "교수가 되자마자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학생들에게 대면수업을 하는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며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학생들을 본격적으로 가르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 10대는 신체적인 테크닉을 완성해야 하는 정말 중요한 시기"라면서 "테크닉뿐 아니라 학생들의 음악에 대한 태도도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오랫동안 빈에서 활동하며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을 목격해왔다. 정 교수는 "지금 한국의 성악가들이 유럽의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주연을 맡고 있고,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같은 이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있다"며 "한국인 개인의 활약은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클래식 인재들을 지원하고 응원한 결과"라며 기뻐했다.
지난 2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빈의 공연장인 '무지크페어아인'에서 공연한 것도 그는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정 교수는 "개인이나 연주자로 무지크페어아인에서 공연해본 적은 있겠지만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국립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한국 오케스트라가 국제무대에서 크게 활약하지 못하고 있지만 점차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그는 다만 한국 기업들이 국제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후원자로 나서주길 기대했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나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을 후원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일본 기업들은 과거부터 국제 클래식 음악계를 지원하면서 일본 음악인들의 위상을 높였다"며 "올림픽을 기업들이 후원하는 것처럼 클래식 음악을 후원하는 것도 국제적인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대중음악계에서 K팝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클래식은 그와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음악가 두 사람과 함께 '나눔'이라는 트리오를 만들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활동하고 한국에서도 공연을 하면서 빈으로 유학 오는 한국인들을 돕는 일을 할 생각이다. 정 교수는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기획하는 첼암제 국제음악제는 페스티벌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이 젊은이들에게 무료"라면서 "젊은 층이 클래식 음악을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립교향악단, 북체코 필하모니, 이탈리아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 독일 뉘른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캐나다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한 바 있으며 2018년에는 오사카 국제 음악제 콩쿠르 현악기 부문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음악은 스포츠와 달리 젊을 때가 꼭 커리어의 정점인 것은 아니다"며 "저도 그동안은 연주자로서 활동에만 전념해왔는데 이제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과 더 성숙한 연주자가 되는 일 모두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빈 =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원수사이 왕비와 후궁, 여고생과 교사로 환생…연휴 볼만한 웹툰
- "K클래식 연주자 활약 대단…이젠 오케스트라 차례"
- `우리들` 시리즈 3연속 히트…트로트 명가됐다
-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며 `존재의 의미`를 묻다
- 데이트 앱 분석해보니…여성들이 좋아하는 인기남은 빡빡머리 [BOOKS]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