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두덩이에 1만7천원..끝없는 '반값의 진화'
유통업계 다양한 품목 내놔
수익성 자체는 크지 않지만
고객 모으기 전략으로 각광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홈플러스 '당당치킨'으로 촉발된 대형마트들의 반값 경쟁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반값 치킨을 향해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보내자 대형마트들은 피자, 탕수육, 샌드위치 등 먹거리는 물론 장난감 같은 공산품까지 큰 폭으로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며 쿠팡, 마켓컬리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서비스 시장 규모가 급성장한 상황에서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려는 절박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12일까지 호주산 오지(Aussie) 립아이 등심을 50% 할인해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홈플러스 회원제인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스테이크 두 덩어리가 들어가 있는 한 팩 가격이 1만7000원대로, 꽃등심과 아래 등심이 고루 섞인 고급 부위인 립아이 스테이크 한 덩어리를 1만원도 안 되는 값에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이번 반값 마케팅은 원화값이 맥을 못 추며 수입 축산물 시세가 상승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홈플러스는 앞서 호주축산공사를 통해 물량 200t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미리 확보했고, 여기에 마케팅 차원에서 할인까지 실시해 가격을 크게 낮췄다. 정부가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밀가루 등 생활물가 체감도가 높은 품목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한 점도 이번 할인이 가능했던 이유다. 기존 호주산 소고기 관세는 16%였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대세가 된 반값 마케팅은 지난 6월 말 홈플러스가 출시한 당당치킨으로 촉발됐다. 국민 대표 간식이던 치킨이 물가 급등세에 한 마리당 3만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홈플러스가 6000원대 치킨을 내놓자 고객들이 개점과 동시에 치킨 매대로 달려가는 소위 '치킨런'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
홈플러스에 일격을 당한 대형마트들은 이후 탕수육과 피자로 품목을 바꿔 역공을 펼쳤다. 롯데마트는 지난 8월 말 중국집 탕수육 한 접시와 비슷한 중량(650g)의 '한통가득 탕수육'을 7800원에 내놨고, 9월 들어선 크림새우(6800원), 양장피(9000원), 샌드위치(2종·3000원대)로 반값 상품을 다양화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들어선 토이저러스 인기 장난감을 50% 할인가에 판매하며 식품에서 공산품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나섰다.
대형마트 반값 상품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방점이 찍힌 모객 상품으로, 사실상 남는 게 없다. 수익성 악화에도 대형마트가 거듭 반값 마케팅을 펼치는 것을 두고 최근 급성장한 이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역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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