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십자각]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하려면

이현호 기자 입력 2022. 10. 7. 17:33 수정 2022. 10. 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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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유난히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을 100으로 가정해서 중소기업 임금 수준을 따져보니 한국은 2002년 70.4에서 2018년 59.8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런 탓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유독 한국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협력 업체 생산성과 이익이 늘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줄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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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성장기업부 차장
[서울경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유난히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을 100으로 가정해서 중소기업 임금 수준을 따져보니 한국은 2002년 70.4에서 2018년 59.8로 격차가 벌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64.2에서 68.3, 유럽연합(EU)은 74.7에서 75.7로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지난해 중소기업 평균 임금은 351만 9000원으로 대기업 임금(581만 5000원)보다 229만 6000원이나 낮았다. 3년 전에 비해 20만 1000원 더 벌어졌다. 이런 탓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유독 한국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협력 업체에 대한 낙수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더욱 문제다. 이미 임금 격차는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함께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탓에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4년 전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해묵은 논쟁이지만 다시 지면을 달구게 된 것은 급격히 오른 국제 원자재 가격뿐만 아니라 국내의 정치적인 요인도 한몫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데다가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금의 흐름으로 보면 납품단가연동제의 취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원청사와 하도급사가 자율적으로 납품 단가를 조정하는 납품대금조정협의회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복잡한 절차와 원·하청기업의 소극적 참여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결국 현 정부 들어 입법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 단가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상승분이 납품 단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원청사(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하도급사(중소기업)는 견딜 재간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자재 값 상승분을 납품 대금에 반영하도록 한 ‘납품단가연동제’는 중소기업 이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 장치가 제 기능을 한다면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낙수 효과다. 협력 업체 생산성과 이익이 늘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줄여갈 수 있다.

납품단가연동제가 9월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자율 시행을 통해 보완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입법화에 앞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 관행 개선을 유도하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데 일조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물론 입법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 수많은 업종과 원자재 중 어떤 것을 납품단가연동제의 대상으로 할 것인지 정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하청 업체는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는 좋다 하겠지만 내릴 때는 ‘가격 후려치기’라며 반발이 거셀 수 있다. 법으로 강제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어 기업끼리 자율적으로 계약을 맺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다.

다만 분명한 건 대기업 이익이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로 임금 격차도 좁히고 중소기업의 인재 확충과 인력난을 해소하는 해법 가운데 하나가 납품단가연동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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