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은 국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우려 한목소리

김연정 2022. 10. 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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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놓고 민생물가 급등 지적, 저소득 가구 절박함 언급하다 눈물도
이창용 "물가 내년 1분기까지 빠르게 5% 밑으로 안 내려올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7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를 상대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데 대한 우려를 한 목소리로 쏟아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국감장에 배추를 들고나와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샀는데 예전에 2천∼3천 원이던 게 9천원까지 올라서 걱정이 많다"며 "한은에 국민이 바라는 건 '인플레 파이터'다. 민생 물가를 정확히 알고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추 놓고 소비자물가 문제 질의하는 배준영 의원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배추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소비자물가 문제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2022.10.7 srbaek@yna.co.kr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도 "정부나 한은에서 물가 인상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는데 지금 국민들이 체감하는 건 심각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은 "물가에 대해 '10월 정점설'을 얘기하지만 언제가 정점인가"라고 물으며 "왜 이렇게 한은이 안이하냐. 물가도 못 잡고 환율도 올리고 그래서 다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10월 정도를 정점으로 보지만, 저희가 걱정하는 건 정점 시점보다도 5%대에서 얼마나 빨리 낮아질지다"라면서 "(고물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 1분기까지 빠르게 5% 밑으로 안 내려올 가능성도 크다"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가계부채 폭등 속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데 대한 우려도 잇따라 내놨다.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은 "급격한 추가 금리 인상에 강력히 반대한다. 지금 금리를 계속 높이면 170만 명 이상 서민을 파산희생자로 만드는 거라 안 된다"며 "미국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는 걸 다 따라가냐. 물가는 물가대로, 외환은 외환대로 해야지 미국 금리를 따라가는 건 금융지원을 받은 서민을 희생자로 만드는 정책의 폭거"라고 말했다.

민주당 양기대 의원도 "12일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것처럼 말했는데 지금은 미국 금리 인상을 따라가야 한다는 데만 너무 매몰되면 다른 우를 범할 수 있는 점도 명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5% 이상 계속되면 이를 잡지 않으면 서민들이 더 많은 고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불가피하게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5% 이상 유지되는 한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 같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문제는 방법을 달리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대부 역경매 사이트'를 띄워놓고 한은 총재를 상대로 질의하던 중 "이런 종류의 절박함은 한국은행에도, 금감원의 자료에도 없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장 의원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금융지원을 받아 빚으로 버텨온 저소득 가구가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늘고 있다고 언급하며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저소득 가구 부담을 '상대적으로 부담이 클 것'이라는 정도로 표현하는 게 정말 시민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이나 압박, 공포를 제대로 반영한 표현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답변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7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환율 시장 안정화 수단으로 거론되는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든지 (체결) 가능성이 높아진다든지 했을 때 불안정한 환율 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크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가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이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운 면이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에서는 독립성이 유지돼야 하는 한은 총재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너무 빈번히 회동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병도 의원은 "기존 한은 총재와 활동을 비교하니 이주열 전 총재는 2018년부터 3년 반 동안 경제부총리와 7번 회동했는데 총재님은 취임 5개월 만에 7번 만났다"며 "만날 수는 있지만, 금융시장 점검을 갖고 7번이나 만난 건 너무 자주 아닌가. '남대문 출장소'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돼야 한다고 본다"며 "청문회에서 말했지만, 한은의 역할이 금리와 통화정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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