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켜진 '인플레 경고등'..또 기름값 2000원·물가 6%?

김현철 2022. 10. 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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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에 또 비상등이 켜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의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내 기름값이 또 2000원대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OPEC+의 결정으로 국내 유가가 치솟기 시작하면 잠잠하진 국내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여기에 환율마저 진정되지 않는다면 수입 물가 상승 압력으로 국내 물가까지 더 밀어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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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26.7원 내린 ℓ당 1704.9원, 경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8.6원 하락한 ℓ당 1836.5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에 또 비상등이 켜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의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내 기름값이 또 2000원대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10월 물가가 정점을 찍은 뒤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이달 국제유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이 겹치면 연말 물가가 다시 고점을 경신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휘발윳값 2000원?…OPEC+, 200만 배럴 감산
OPEC+ 원유 증·감산량 조정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6일 산업계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오는 11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 대비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산유국들이 이를 방어하기 위한 결정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47달러까지 뛰었지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하락해 지난달 8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번 감산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다.

문제는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 국내 유가가 다시 뛸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 국내에서는 원유 공급 여파로 휘발윳값이 L당 200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10월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9, 10월 물가 정점론에는 변화가 없다"며 "보통 (물가가) 정점을 찍으면 급격하게 쭉 내려와야 하는데 (이번에는) 고원 형태를 만든 후 일정 기간 높은 수준에서 완만하게 내려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전망은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안정을 전제에 깔고 있어 정부의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OPEC+의 결정으로 국내 유가가 치솟기 시작하면 잠잠하진 국내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물가 6%대?…공공요금 인상·환율 급등
10월부터 전기요금이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2천원 넘게 오른다. 한국전력은 모든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1㎾h(킬로와트시)당 2.5원 인상하기로 했으며 이미 발표된 기준연료비 잔여 인상분인 1kWh당 4.9원까지 더하면 전기요금 인상분은 1㎾h당 7.4원에 달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연합뉴스
유가 외에도 국내 물가상승 요인은 산적하다. 특히 물가당국은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앞서 한국전력은 10월 전기요금 인상 폭을 1킬로와트시(kWh)당 7.4원으로 결정했다.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이달부터 메가줄(MJ) 당 2.7원씩 올랐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약 5%, 도시가스 요금은 약 16% 뛴다.

이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0.3%포인트(p)가량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9월 물가 상승률이 5.6%였던 점을 고려하면 10월 물가가 다시 6%대로 뛸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환율마저 진정되지 않는다면 수입 물가 상승 압력으로 국내 물가까지 더 밀어 올릴 수 있다. 한국은행은 환율이 1% 오르면 물가상승률이 0.06%p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금리 또 '빅스텝' 가능성...서민들 '시름'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채소 등의 농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은 여전히 상승했다. 5일 통계청 발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전년동월보다 5.6% 상승했으나 채소류(22.1%) 등 농산물 가격은 8.7% 상승했다. 특히 무, 배추 등이 많이 올랐다. 또 가공식품 8.7%, 공업제품 6.7%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물가 인상에 따른 금리인상은 서민들을 더욱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10~11월 두 차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달 '빅스텝'(한꺼번에 0.50%p 인상)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글로벌 물가 상승압력을 높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를 만든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원화 약세·자금 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국제유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금리 인상까지 이어져 가계 고통은 커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OPEC+ 감산 결정이 석유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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