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표절 아냐"..원작가 브라이트 "완전히 다른, 매우 뛰어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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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 가 표절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원작자로 꼽히는 영국 만평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절대 표절이 아니다"고 밝혔다. 윤석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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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풍자했다고 비난하는 게 더 큰 문제"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가 표절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원작자로 꼽히는 영국 만평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절대 표절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민의힘 등 여권에서는 <윤석열차>가 2019년 6월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에 실린 정치풍자 만평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만평은 브라이트가 2019년 당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얼굴을 한 기차에 올라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석탄을 넣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만평은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강행을 위해 조기 총선을 추진하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영국 출신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스티브 브라이트 작가를 이메일로 인터뷰한 결과라며 “원작 작가는 해당 고등학생 작품이 절대 표절이 아니고, 오히려 상당한 실력을 갖춘 뛰어난 학생이라고 극찬했다”고 전했다.
라시드 기자는 6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가 표절작이라고 암시했다”며 “특히 국민의힘은 해당 작품이 작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2019년 영국 <더 선>에 기고한 풍자만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했지만, 브라이트 작가는 표절이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고 했다.
라시드 기자에 따르면 브라이트는 “이 학생은 어떤 형태로든 내 작품을 표절하지 않았다. 작품에 나타난 유사성은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연의 일치로 발생하는 유사점은 만화계에서 항상 일어난다”며 “내 관점으로 그 학생은 잘못한 것은 전혀 없으며 그의 펜과 붓을 사용하는 실력은 칭찬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유사한 방식으로 풍자하는 과정에서 제 만평이 영감을 줬다면 놀랄 것이며 저를 우쭐하게 할 것”이라며 “(제 만평과) 콘셉트는 유사하지만, 이는 표절과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트는 “만평에 재능이 있어 칭찬받아 할 학생이 정부를 비판(poke)했다고 비난받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에 대한 풍자는 이 나라에서(영국에서) 허용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장려되고 있다”며 “(이런 만평이 장려되는 문화가) 없었을 경우 만평가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화영상진흥원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등부 카툰부문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를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열린 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한 뒤 이 그림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차>를 두고 여권 인사들이 ‘표절’을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차와 영국 일간지 <더 선>에 실린 보리스 존슨 전 총리 풍자 만평을 나란히 보이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치색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학생이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표절 의혹 때문에 논란이 크다”며 “외국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베낀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차를 배경으로 한 만평은 영국에서 흔히 등장하는 카툰 중의 하나다. 이는 1946년에 나온 영국의 기관차 만화영화 <토마스와 친구들>의 주인공 ‘토마스’가 의인화돼 있어 풍자 소재로 활용하기 좋기 때문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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