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신약' 따라 나만의 베토벤을 완성해가고 있다"

이정우 기자 2022. 10. 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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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태생의 유태계 독일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35·사진)는 2013년, 20대 중반의 나이에 대가들도 부담스러워하는 베토벤 후기 소나타에 도전해 깊이 있고 사색적인 연주로 극찬을 받았다.

그는 26세에 베토벤 후기 소나타 앨범을 냈고, 6년 뒤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음반을 내는 등 피아노의 '신약성서'라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에 천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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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

내달 15일 한국서 첫 리사이틀

비창 등 베토벤 중기 소나타 연주

러시아 태생의 유태계 독일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35·사진)는 2013년, 20대 중반의 나이에 대가들도 부담스러워하는 베토벤 후기 소나타에 도전해 깊이 있고 사색적인 연주로 극찬을 받았다. 그 이후 내놓는 음반마다 화제를 모으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트위터로 중계한 하우스 콘서트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젊은 세대 피아니스트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주자 중 한 명인 레비트를 지난 5일 서면으로 만났다.

11월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한국에서의 첫 단독 리사이틀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레비트는 베토벤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26세에 베토벤 후기 소나타 앨범을 냈고, 6년 뒤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음반을 내는 등 피아노의 ‘신약성서’라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에 천착해왔다. 그는 “인생의 절반을 베토벤에 몰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며 “첫 베토벤 음반을 낼 때의 나는 나만의 베토벤 완성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 중기 소나타로 채워졌다. 8번 ‘비창’, 17번 ‘템페스트’, 21번 ‘발트슈타인’, 25번 등 하나같이 널리 연주되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이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은 특히나 연주할 때 즐거움을 주는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레비트는 “베토벤은 나의 ‘예술적 존재’이고, 이고르 레비트라는 한 사람의 삶에 깊이 연결돼 있다”며 “내게는 베토벤 음악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그도 베토벤이 질릴 때가 있을까. “그럼요. 가끔 피로해지기도 하죠. 그럴 땐 조금 거리를 두고 쉬기도 해요. 너무 많이 연주해서 일종의 루틴이 되는 것보다는 쉬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를 시민이자 ‘유럽인’으로 지칭하는 레비트는 사회적 현안에 활발히 목소리를 내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대해 비판하거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비판적 태도를 표출하는 식이다. 시사 프로그램 패널로도 종종 출연한다.

레비트는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로 ‘책임감’을 들었다. 그는 “이 세상을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내가 속한 사회를 위해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그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 대해 물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잖아요. 아주 끔찍한 일이죠. 이번 전쟁으로 발생한 희생자들을 지원하고, 돌보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정치·사회적 활동이 음악 활동에 저해되진 않을까. 실제로 그는 혐오스러운 말을 듣고 살해 협박을 받기도 한다. 레비트는 “관객 중 누군가는 내 음악과 나의 사회적 의견을 떨어뜨려서 생각할 수 없을 것이고, 누군가는 나의 음악만 들을 것”이라며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고 쿨하게 답했다. 다만 그는 “무대 위에서는 오직 음악만이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또 음악만으로 솔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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