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 작가 "손가락만한 미니어처 '엄마', 거인처럼 표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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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의 점토로 빚어낸 집게손가락 만한 '서 있는 사람' 조각.
초소형 미니어처 조각을 만들어 온 함 작가는 최근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페리지갤러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우주의 행성,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 등 자그마한 미니어처에 담긴 큼직한 의미를 소개했다.
함 작가는 "어릴 적부터 꼼지락거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며 "검정 점토로만 만들다 보니 단색은 조각적 특성이 세고, 어느 순간 지겨워지기도 해서 색 점토를 써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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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색색의 점토로 빚어낸 집게손가락 만한 '서 있는 사람' 조각. 손톱보다도 작은 부스러기 같은 미물 시리즈.
함진(44) 작가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작고 섬세하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돋보기를 눈에 댄 채 숨을 참고 가만히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초소형 미니어처 조각을 만들어 온 함 작가는 최근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페리지갤러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우주의 행성,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 등 자그마한 미니어처에 담긴 큼직한 의미를 소개했다.
그는 가장 먼저 성인 집게손가락 크기의 미니어처 '엄마'를 가리키며 "거인처럼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크기는 작지만, 어머니가 그간 가장으로 집안을 이끌어 온 큰 책임감과 무게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함 작가는 "앞으로는 강아지 두 마리를 안고 있는데 저와 제 와이프, 뒤로는 빚이나 건강 등 엄마가 지고 있는 짐을 등에 붙였다"며 "힘들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거인 같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너무나 작아서 오히려 눈에 띄는 작품은 높이 0.2㎝, 길이 0.7∼1.2㎝에 불과한 미물 시리즈다.
부스러기처럼 흩어져 있는 조각들을 가만히 보면 그 안에 입도 있고, 두 덩어리가 엉켜있기도 한다.
그는 "미물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며 "찾아보니 미물은 보잘것없는, 먹고 자고 싸기를 반복하는,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을 뜻한다고 하는데 꼭 저와 같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행성 시리즈를 통해서는 멀리서 보면 평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안에 산도 있고 골짜기도 있는 울퉁불퉁하고 아름다운 행성을 구현했다.
작품에 대한 영감은 자연과 자신의 감정에서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산에 오를 때도 큰 풍경을 보는 데는 관심이 없었고 나무 그루터기에 자란 작은 이끼, 바닷가에서도 바위에 붙은 따개비 같은 것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떠올렸다.
또 "저를 둘러싼 감정에는 우울도 있고 불안도 있다"며 "불안을 신경(처럼 보이는 실)이 넓게 퍼진 듯한 느낌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함 작가의 색 점토 작업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손이 많이 간다.
색깔 점토가 40종 정도 있는데 만두피처럼 납작하게 밀고 또 다른 색깔을 얹은 뒤 늘리면서 색을 뒤섞는다.
거의 손끝으로 점토를 펼치고 뭉쳐가며 작업하고 가끔은 바늘로 찌르거나 당겨 형태를 만든 뒤 구워낸다.
그는 처음에는 오브제에서 나오는 상상력으로 죽은 파리 위에 사람을 점토로 만들어 태우는 식으로 작업을 했고, 그다음에는 검정 점토만 사용했다가 색 점토로 넘어오게 됐다고 했다.
함 작가는 "어릴 적부터 꼼지락거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며 "검정 점토로만 만들다 보니 단색은 조각적 특성이 세고, 어느 순간 지겨워지기도 해서 색 점토를 써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함 작가의 개인전은 다음달 12일까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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