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죽인 안드로이드는 무죄?..AI, 뮤지컬 법정에 서다

양형모 기자 2022. 10. 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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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AI(인공지능)의 등장, 내 집 현관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

AI와 로봇의 시대는 이미 문이 열렸다.

9월 28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 '인간의 법정'은 현직 변호사인 조광희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의 주인공은 인간형 로봇, 안드로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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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인간의 법정' 화제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법적 다툼
음악감독 장소영·연출 김정한 등
한국뮤지컬 '슈퍼군단' 대거 참여
박민성·오종혁·유태양 열연 볼만
‘인간의 법정’의 한 장면. 오종혁, 이상아, 류찬열, 선한국(왼쪽부터). 사진제공 | 대로컴퍼니
초거대 AI(인공지능)의 등장, 내 집 현관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

AI와 로봇의 시대는 이미 문이 열렸다. 우리는 매일 아침 AI와 로봇이 가져다 줄 새로운 미래에 대한 핑크빛 뉴스를 접하고 있다. 이들은 아이폰보다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 뮤지컬은 우리들의 굳건한 믿음에 꽤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인류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발판으로 새로운 문명을 향해 도약할 수 있을까. 혹시 반대로 인류가 쌓아올린 문명을 파국으로 이끄는 자해의 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

9월 28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 ‘인간의 법정’은 현직 변호사인 조광희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의 주인공은 인간형 로봇, 안드로이드다. AI를 탑재한 안드로이드를 흔히 볼 수 있는 근미래의 세상. 회사원 한시로는 자신의 DNA를 바탕으로 제조된 안드로이드 ‘아오’와 가족처럼 살아간다.

한시로는 안드로이드에게 사람과 같은 의식을 부여하는 의식 생성기를 암시장에서 구해 아오에게 설치하는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한 아오와 한시로 사이에는 예견된 갈등이 시작된다. 결국 혼란에 빠져 한시로를 살해하고 도망쳐버린 아오. 아오는 로봇 법 전문 변호사 호윤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이들은 “아오도 인간처럼 형사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청 소속 변호사와 치열한 법정 공방을 펼치게 된다.

‘인간의 법정’은 소극장 작품이지만 K-뮤지컬을 대표하는 창작진이 대거 참여해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그날들’, ‘투란도트’의 장소영 작곡가 겸 음악감독, ‘영웅’ ‘모차르트!’의 이란영 안무가, ‘빅피쉬’ ‘그리스’ 등을 통해 세련된 연출감각을 보여준 김정한 연출에 조수현(무대·영상), 구윤영(조명), 권도경(음향), 조문수(의상), 김숙희(분장) 등 그야말로 한국뮤지컬의 ‘슈퍼군단’이 작품의 완성도를 최고치로 높였다.

출연진 역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들이 열연 중이다. 아오의 변호사 호윤표는 박민성 임병근 오종혁, 안드로이드 아오는 이재환(빅스) 유태양(SF9) 류찬열 최하람이 맡았다. 클릭비의 멤버로 배우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오종혁은 채널A ‘강철부대’에 해병대수색대 출신으로 출연해 대중에게 더욱 익숙한 배우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의 해외 진출 소식도 일찌감치 전해졌다. 제작사 대로컴퍼니는 K-뮤지컬의 빅마켓이 된 중국은 물론 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웨덴 등 유럽에서도 공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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