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차량공유 앱과 서울의 택시난[베이징 노트]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입력 2022. 10. 7. 05:18 수정 2022. 10. 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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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베이징 포함 중국 대도시 차량공유앱 활성화
택시 포함 저가 요금 차량부터 고급 차량까지
한국은 법인·개인 구분속 택시 하나만 존재
가격 올려도 시간·장소따라 택시잡기 하늘의 별따기
배달료 인상은 너무하고 호출료 인상은 괜찮은가
중국 버스.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게 몇 가지 있다. 싼 대중교통 요금, 공유자전거 그리고 '띠디'(滴滴)로 불리는 차량 공유앱이다.

버스는 기본요금이 2위안(약 400원)인데 교통카드나 앱을 깔면 1위안이다. 지하철 기본요금은 3위안(600원)인데 웬만한 곳은 5위안(1천원)이면 갈 수 있다. 우리 돈으로 1천원이면 어지간한 곳은 간다.

공유자전거도 환상적이다. 평지가 대부분인 베이징에는 '푸루'(補路)로 불리는 갓길이 있는데 이 곳으로 자전거들이 달려 비교적 안전하고 핸드폰 앱으로 빌려 편리하다.

한 번 빌리는데 1.5위안(약 300원)으로 버스·지하철 요금과 비교하면 약간 비싼 느낌이지만 한달, 90일 단위로 이용권을 구매하면 가격이 엄청 내려간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띠디는 차량 공유앱이다. 핀처로 불리는 합승차량과 헤이처로 불리는 저가 차량부터 벤츠급의 고급차량, 상무처로 불리는 대형차량까지 없는 게 없다. 봉고 같은 간단한 화물차량도 있고 자전거도 빌릴 수 있다.

띠디에 접속해 원하는 종류의 차량을 부르면 십중팔구 금방 온다. 차를 부른 손님이 몇 분 늦게 나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금 늦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문자도 보낼 수 있다.

중국 최대 택시 어플리케이션 디디추싱. ittime 캡처


차가 목적지에서 벗어나거나 돌아가면 바로 특별한 상황이 있는 거냐, 신고할 수 있다는 연락이 온다. 요금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IT 기술이 가져온 긍정적인 면이다.

한국에서 택시가 잡히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우는 택시에 환장했던 경험이 다 있는 사람들에게 베이징의 띠디는 새로운 세계다.

베이징 뿐 만이 아니다. 중국 어디를 가도 비슷하다. 차량 공유앱도 띠디 뿐만 아니고 여러 업체가 있다. 

지난해 띠디가 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가 된서리를 맞으면서 시장 점유율도 낮아지면서 후발 업체에도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중국은 큰 나라다. 공산당 중심의 국가 운영에 모든 사람이 만족할 리 없다. 언론 자유가 없고 학문·사상의 자유와도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고 경제는 자본주의적 원칙에 따라 돌아가는 것 같지만 정부 앞에서는 꼼짝을 못한다.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에서 사람들이 차타는 문제로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대중교통과 띠디, 자건거의 콜라보가 중국인들의 불만과 스트레스 수치를 낮춘다고도 할 수 있다.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이 발표된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심야 시간대 택시난 해소를 위해 탄력호출료와 강제 배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행 최대 3천원인 심야 시간 택시 호출료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최대 5천원까지 인상 적용될 전망이다. 또한 타다·우버 같은 폴랫폼 운송 수단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류영주 기자


한국은 어떤가? 지난 4일 심야 시간대에 부족한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호출료를 인상하고 택시 부제를 해제하며 법인택시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대책이 나왔다.

유료 호출료의 경우에는 3천원에서 5천원으로, 무료였던 중개 택시는 4천원으로 오르고 12월부터는 심야요금 할증료율이 시간대별로 최대 40%까지 오르는 것도 모자라 내년 2월부터는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된다. 문제는 이러고서도 택시난 해결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택시 잡기 어려운 이유는 복합적이다. 택시 요금이 낮아서 기사들이 밤낮으로 뛰어도 수지 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기도 하고 손님 태우는 비율, 실차율만 떨어지지 않으면 괜찮다는 기사들 얘기도 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한 달에 200만원도 벌기 힘들어 회사를 떠나고, 기사난에 허덕이는 법인 택시의 운행률은 2019년 12월 50.4%에서 2022년 8월 32.0%로 급감했다.

특정시간대에 집중되기는 하지만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택시는 빈차로 돌아다니고 법인택시는 기사가 없어서 70%의 택시를 세워 두고, 개인택시는 밤일을 꺼리면서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전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타다 운영사 VCNC 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답이 없는 게 아니다. 대리운전 기사처럼 특정 시간대에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하고 차량공유 플랫폼들이 차량과 기사를 중개하게 하면 된다. 간단히 말해 '타다'를 허용하면 된다.

IT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에 신기술을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접목시켜야 한다. 신작로가 있는데 오솔길 하나만 고집할 수는 없다.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 속에 차량공유 앱이나 카풀 등이 번번히 무산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82개국에서 상용화된 차량공유 플랫폼의 불모지가 되었다. IT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

우리는 배달요금이 5천원으로 뛰자 혀를 차면서 너무 한다고들 했다. 비록 기사들에게 대부분이 돌아가게 한다고 하지만 호출료 5천원도 너무하지 않은가. 거기에다 기본요금도 늘어나고 할증료도 인상된다고 하지 않는가. IT·빅데이터에서 해결책이 찾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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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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