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선제적 대응, 공부 잘 가르치는 강원도 만들겠다"

정민엽 2022. 10. 7. 0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취임 100일
전 교육감 '교육복지 틀' 잘 잡았지만
균형과 조화 잃었다는 점 아쉬움 남아
'학력·진로·인성·복지·행정' 균형 완성
유아·특수교육 복지 사각지대 여전
지자체 협력 온종일 돌봄 실현할 것
수능 응시 학생 정확한 수준 파악 최선
현 특별자치도법 교육 특례 사항 전무
교육자유특구 내 국제학교 설립·운영
농어촌 유학 활성화 등 인구증가 도움
모두가 만족하는 '더 나은 교육' 구현

8일이면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새로운 강원교육 수장이 된 지 100일이 된다. 스스럼없는 소통으로 교육감이 직접 현장의 의견을 듣고 맨 앞에서 진두지휘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올해 시행 예정인 ‘강원학생진단평가’를 두고 과거로의 회귀, 서열화 부활, 사교육 조장 등을 우려하기도 한다. 학생 복지를 중심에 뒀던 전임 교육감과 달리 ‘학력신장’만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신경호 교육감을 최근 도교육청 야외 정원에서 만났다.

-취임 100일이 됐다.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100일을 1000일처럼 지냈다. 지난 7월 1일에 취임하고 첫 두 달은 참 많이 힘들었다. 9월 1일 인사발령 이후 진영을 새로 갖춘 뒤 본격적으로 신경호의 교육 정책을 펼친 지 한 달이 됐다. 그동안 많은 도민들을 만나면서 그 분들의 열망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주요 5대 공약을 비롯한 도민들과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이들은 즐겁게 학교에 가고, 학부모들은 안심할 수 있고, 선생님은 설렘으로 출근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전임 교육감과 신경호 교육감의 가장 큰 차이는 뭐라 보는지.

“전임 교육감이 무상교육, 고교평준화, 무상급식·교복 등 교육 복지에 대한 틀을 잘 잡아줬다. 다만 가장 아쉬운 것은 ‘균형과 조화’를 잃었다는 점이다. 학교 현장에서의 평가를 금지해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 하게 했고, 특정 교원단체·학교·동호인만 인사에서 이익을 보게 돼 대다수 많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게 된 점은 큰 잘못이라 생각한다. 학력향상이라는 제1공약을 비롯해, 진로, 인성, 복지, 행정 등 주요 5대 공약을 균형 있게 완성하려 한다.”

-‘더 나은 강원교육’의 현재 최대 안건인 ‘도단위 학생성장진단평가’를 두고 교육계가 양분됐다. 극복 방안은.

“강원도 전체 교원의 10% 정도 되는 특정 강성 교원단체와의 업무협약과 학력평가 도입을 반대하는 주장이 도입을 찬성하는 대다수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업무협약서에 독소조항을 나열하면 그 내용에 동의하기 어려운 도민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1학년까지 정기고사 금지 △각종 학력경시대회 주최 불가 △교사 자기 전문과목 연구 개발을 위한 직무연수 강제하지 못함 등이다. 이런 내용들을 도민들이 안다면 반대입장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교원단체와 소통하고 설득해나가겠다.”

-‘학력신장’에 중점을 둬 학생 복지는 신경 쓰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신경호의 정책을 제대로 펼친 지 이제 한 달 됐다. 초·중·고 무상교육이 전면화됐음에도 여전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유아교육과 돌봄, 특수교육에 대한 현장 요구가 많다. 유아교육도 앞으로 무상교육이 되도록 점진적인 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자체와 협력해 양적·질적인 개선을 해서 완전한 온종일 돌봄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일부 지자체장들과는 이미 구두로 협의가 됐다.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특수교육원 설립도 추진 중이다. 또한 가령 청각장애와 이로 인한 언어장애를 겪는 학생 수가 줄고 있어 대신 중증 장애나 자폐 쪽 아이를 더 수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식의, 특정 질환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에 대한 운영 방법도 새롭게 해보려고 고민 중이다.”

-올해가 3달 남았다. 진단평가 외에 중점을 두는 분야는.

“수능이다. 우리 아이들이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현장 지도를 할 것이다. 이미 4년제 대학 수시 원서 접수는 마감됐다. 수시 중에도 최저등급을 원하지 않는 대학에 원서를 낸 아이들은 수능에 관심이 없어진다. 강원도가 전국단위에서 수능성적 하위권을 기록하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능을 볼 거라면 정확한 수준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의 체력관리, 코로나19 감염 주의도 중요하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학생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의 장에서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내년 6월이면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 도교육청의 위상도 이전과는 달라진다. 도교육청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그 위상에 걸맞은 특별한 지위와 권한 부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강원특별법 제정으로 내년 6월 11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출범되나, 현 제정 법령에는 교육 특례 관련 사항이 전무하다. 교육자치 강화, 미래 교육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교육 특례 발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더 나은 교육추진단 내 교육자치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9월 29일에는 특례 발굴 1차 발표도 있었다. 이를 계속 수정·보완해나가야 한다. 목표로 하는 것은 도지사와 교육감이 동등한 자격을 갖는 것이다. 교육 자치 실현을 위해 교육감이 도지사의 결재 없이도 교육법령제정을 직접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최근 강원도교육청 야외 정원에서 본지와 취임 100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육자유특구, 국제학교, 교육특구 등이 이슈다. 이와 관련해 구상을 소개한다면.

“제주도를 예로 든다면 제주도는 교육특구도 있고, 국제학교도 다양하게 있다. 그것이 제주도 인구 증가에 영향을 줬다. 강원도도 학령인구가 많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특구 혹은 교육자유특구를 잘 활용하면 강원도 인구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자유특구에는 국민의 외국어 능력 향상과 국제화된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학교를 설립·운영 할 수 있다. 국제학교는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및 고등학교 과정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학교 간 상호 병설 또는 통합해 운영할 수 있다. 설립 지역은 현재 의사를 밝힌 지자체가 한 두 곳 있으나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고, 도지사와 의논해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령인구 급감은 고질적인 문제다. 국가적 문제이지만 교육계에 미치는 여파가 가장 크다. 신 교육감이 생각하는 대안이 있다면.

“강원도가 아이들 공부를 잘 가르친다고 평가 받으면, 아이들이 강원도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중학교, 초등학교 때 타 지역으로 나가는 아이들이 없어질 것이다. 강원도에서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공부 잘 가르치는 강원도’라는 이미지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서도 강원도로 오려고 해 자연스럽게 농어촌유학이 확대될 것이다. 교육특별법에도 농어촌유학 활성화를 위한 내용을 넣었다. 제주도 영어학교도 전국에서 유학을 온다. 도내 작은학교들이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밖에서 찾아오도록 만들겠다. 서울교육청과의 농어촌유학은 아직 조희연 교육감과 구두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다. 이미 전남교육청과 서울교육청이 농어촌유학 협약을 맺고 성공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우리 강원도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에는 시행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가 교원감축, 교부금 제도 개편 등에 나서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 복지 후퇴를 우려한다. 이에 대한 신 교육감의 생각은.

“코로나19 상황과 같은 학생의 안전과 더 나은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 기초·기본 교육 및 개별화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교원을 줄이고 교부금을 개편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한다. 한글 해독이 안 된 아이들을 비롯해 여러 기초기본학력 보장을 위해서는 강원도 전역에 더 많은 협력교사가 필요하다. 과밀 도심 지역 학급 정원을 추후 조정하게 되면 학급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사가 더 필요하다. 교사 수를 줄이는데 ‘학생이 줄어서 줄인다’는 경제논리 적용을 반대한다. 교부금 역시도 여전히 많은 강원도 학교들의 시설이 낙후돼있다. 정부 차원에서 그린스마트사업을 해주고 있지만 수혜받는 학교 수에 한계가 있다. 4차산업 시대를 대비해 현장에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려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교부금을 줄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교육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교육은 다양한 삶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한 것이다. 교육의 4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강원도민이 모두 함께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강원교육을 만들어 가겠다. 강원도민의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이 ‘더 나은 강원교육’을 만들 수 있다.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 최선을 다해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준비하겠다.” 정리/정민엽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