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철의 글로벌 인사이트] 당신은 대한민국의 ‘세계화’된 시민입니까?

전성철 2022. 10. 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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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삶의 질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세계화 시대
세계화 가치 수용 여부에 따라 국가 운명 엇갈려
글로벌 스탠더드는 행복·풍요 안겨준 가치와 제도
그 핵심적 가치는 투명성·다양성·시장성·문화성
나는 세계화되었나… 자문하며 각자 의미 찾기를

인류는 그동안 소위 ‘제국의 시대’라는 것은 많이 경험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이 ‘세계화 시대’는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는 당신은 그렇다면 지금 ‘세계화’된 사람이신가? 어떤 사람이 ‘세계화된 사람’인가? 유학 갔다 온 사람? 외국 책을 원서로 읽는 사람? 해외 자주 다니는 사람? 아니다. 그분들은 단지 세계와 접촉이 더 많은 사람들일 뿐이다.

우선, ‘세계화 시대’란 어떤 것인가? 한마디로, 그것은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인류의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준 시대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포함한 소위 선진국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이 ‘자유’ ‘평등’, 그리고 ‘풍요’는 모두 세계화 이전의 시대에는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일러스트=이철원

그렇다면, 한 나라가 ‘세계화’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다수의 국민이 소위 ‘세계화의 가치’를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00여 년간을 되돌아보면, 그 ‘가치’들을 받아들인 국가는 반드시 번영했다. 그러나 그 가치를 멀리해온 나라는 예외 없이 최하위급의 나라로 전락했다. 북한이 그 대표적인 나라이다.

그 세계화 시대의 가치들을 통칭해서 우리는 ‘글로벌 스탠더드’라 부른다. 글로벌 스탠더드란 한마디로, ‘인류를 행복하게, 또는 풍요하게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효능이 크다고 인정된 가치, 또 제도들’이다. 아주 크게는 ‘민주주의’ 같은 것이지만, 아주 작게는 ‘선착순’ 같은 것도 그 일종이다. .

글로벌 스탠더드의 핵심은 ‘가치’이다. ‘가치’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적 가치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네 가지이다. 바로, ‘투명성’ ‘다양성’ ‘시장성’ ‘문화성’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투명성

한마디로, ‘정직하게 오픈’ 하는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부패하고 타락하고 나태하기 쉬운 존재이다. 그것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한마디로 ‘공개’해 버리는 것이다. 어느 ‘잘못’이나 일단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버리면 대부분 ‘치유’의 길을 가게 된다. 또, 평소에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수시로 서로 의논하기 때문에 계속 개선의 길을 가게 된다. ‘투명성’의 바로 이런 효용 때문에 그것이 세계가 정말 중시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적 가치가 된 것이다.

다양성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 사람은 사람을 차별적으로 대우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잘하는 사람은 더 대우를 잘해 줘야 한다. 그래야 개인이나 조직이나 ‘발전’이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차별’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류는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한마디로, 그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 그것을 가지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별’ ‘고향’ ‘인종’ 같은 것들이다. 왜 이런 것으로 차별해서는 안 되는가? 그것이 필연적으로 대단한 분노와 갈등을 낳게 되고 그것은 자칫 대단한 비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나의 생산성이 다른 사람보다 낮다고 차별받는 것은 안타깝긴 하지만 분노는 하지 않는다. 왜? 내가 노력하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 그것을 가지고 차별당하면 반드시 분노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여자라고, 동양인이라고, 특정 지역 출신이라고 차별당하면 분노할 수밖에 없다. 그 분노가 낳는 걸핏하면 대단한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그런 차별은 못 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글로벌 스탠더드로까지 되었다.

미국이 거기에 앞장섰었다. 피부 색깔로 차별하는 바람에 남북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까지 겪게 되었던 미국은 전쟁 직후 아예 헌법 개정을 통해 이 ‘차별’을 원초적으로 금지해 버렸다.(수정헌법 14조). 그러나 헌법만으로 부족했다. 그것의 실행을 위해 지난 100여 년 동안 미국 국민은 참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대부분 이루어냈다. 미국이 현재 누리고 있는 저 압도적 세계적 위상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그 어느 다른 나라보다 확고하게 확립된 이 ‘다양성’이라는 가치에 대한 존중이다. 그 가치의 실현이 궁극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통합을 가능케 해주었다.

불행히도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걸핏하면 특정 성별이나 인종, 지역을 폄하하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아직도 이 ‘다양성’이라는 글로벌 스탠더드의 기준에서는 상당히 갈 길이 먼 것이다.

시장성

이것은 한마디로, ‘자유’라는 가치를 매우 중시하는 생각이다. ‘자유’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시장’이다. 그래서 ‘시장성’이라 부르는 것이다. 왜 시장에 유독 자유가 많은가? 한마디로, 거기에는 ‘이래라저래라’ 하는 ‘명령’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명령’의 양과 ‘자유’의 양은 정확히 반비례한다. 거기에는 ‘명령’이 없는 대신, 일정한 규칙들만 있다. 예를 들어, ‘선착순’ 같은 것이다. 그 규칙을 지키는 한 모든 것이 다 자유인 곳, 그곳이 바로 시장이다.

‘시장성’이란 가치는 한마디로, 가능한 한 세상의 모든 문제를 ‘명령’이 아니라 자율적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해결하자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인간의 존엄성과 독립성’을 ‘존중’하자는 것이다. 사람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받으면 필연적으로 그렇지 않을 때 보다 몇 배나 더 큰 에너지와 활력을 발휘한다. 그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것도 한마디로 정치를 ‘시장성’의 원리로 하자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갖추지 못한 나라가 아직 선진국이 된 경우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은 ‘시장성’이라는 것이 가지는 그 위대한 힘을 가장 웅변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시장성’이란 가치는 경제, 정치, 사회의 모든 분야에 다 적용될 수 있다.

문화성

‘문화성’이란 한마디로 음식에 넣는 ‘조미료’ 같은 것이다. 조미료 없는 음식은 아무리 영양가가 많아도 먹을 만하지 않다. 문화성이란 한마디로 국가, 기업, 단체, 인간 모두의 매력을 결정적으로 높여주는 요소이다. 그래서 오늘날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 가고 있는 가치이다.

어느 조직을 불문하고 이 네 가지 글로벌 스탠더드가 발휘되면 될수록 필연적으로 더 많이, 더 빠르게 발전한다는 것은 인류가 충분히 체험해 온 진리이다. 그 극단의 예가 바로 미국이고 그 반대 편 극단이 바로 북한이다. 모든 기업의 흥망성쇠도 궁극적으로 이 기준으로 분석될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애플, 아마존, 테슬라, 삼성을 포함한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네 가지 글로벌 스탠더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철저하게 준수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솔직히 나는 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위배되는 가치관을 가진 개인이 제대로 성공한 예를 본 기억이 없다. “당신은 세계화된 시민입니까?”라는 질문이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질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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