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면 클수록 잘 팔린다, 高물가에 '대용량 상품' 인기

이미지 기자 2022. 10. 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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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푼이라도 저렴한 상품 찾아.. 대형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으로 대응
지난 6월 문을 연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동탄점. 물가 상승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불황형 소비’가 이어지자 대형 마트들은 대용량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을 늘리고,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경기 위축으로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대형 마트들이 대용량 제품을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 매장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올해 대형 마트는 신규 출점을 단 한 곳도 하지 않은 것과 달리 창고형 할인점은 올해 신규 출점에 나선 것은 물론, 브랜드명과 운영 방식까지 개편하며 창고형 할인점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식음료 업계도 대용량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소용량·즉석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던 편의점 역시 대용량 제품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꼼꼼히 가격을 비교하기 시작하자 단위 용량당 가격이 더 저렴한 대용량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포장재·인건비 아껴 더 싸게

대형 마트들이 최근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고 있는 ‘창고형 할인점’은 일반 생필품은 물론, 고기·생선 같은 신선식품과 초밥·중국요리 같은 조리 식품까지 기존 마트보다 대용량으로 판매해 가격을 낮춘다. 대형 마트에서는 400g 내외 중량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소고기를 1㎏이나 3㎏ 단위 대용량으로 포장해 판매하고, 손질하지 않은 원물 그대로의 연어회 덩어리를 파는 식이다. 포장재 비용과 손질 비용 등을 아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이름을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바꾸고,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는 등 전면 개편에 나섰다. 이마트가 2010년 문을 열어 올해로 12주년을 맞은 창고형 할인점의 간판을 갈아치운 것은 고물가 상황에서 창고형 할인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유료 멤버십 도입이다. 누구나 와서 쇼핑할 수 있는 열린 매장으로 운영하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경우 구매 금액의 1~2%를 포인트로 적립해 연간 50만·100만원까지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포인트 적립을 위해 해당 매장을 반복적으로 찾는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것이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창고형 할인 매장이었던 빅마켓의 이름을 ‘맥스’로 바꾸고 전북 송천·광주 상무·전남 목포·경남 창원중앙점 4곳을 새로 열었다. 올해 안에 서울 금천과 영등포점도 창고형 매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맥스에서만 취급하는 단독 상품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고객들을 불러 모은다는 전략을 세웠다. 품질 상위 3%의 미국산 프라임 등급 소고기와 호주산 곡물 비육 소고기 같은 고급 수입육을 대표 상품으로 선보인다.

글로벌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는 20년 만에 서울에 신규 매장을 낸다. 이달 서울 구로구 고척동 아이파크몰에 여는 새 매장은 서울 양평·양재·상봉에 이은 서울의 네 번째 매장이자 한국에 선보이는 열여덟 번째 매장이다. 코스트코는 신규 회원 가입자에게 포켓몬 빵을 증정하고, 핫도그 무료 시식 행사를 하는 등 매장 오픈 전 신규 회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불황형 소비 공략하는 제품 내놓아

고물가에 단위 용량당 가격까지 비교해 구입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식음료·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더 저렴한 대용량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지난달 오비맥주는 2L짜리 카스 2.0 메가페트를, 하이트진로는 1.9L짜리 테라를 출시했다.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은 가격에 더 민감하다는 점을 공략해 용량은 늘리고, 기존 제품보다 ml당 가격은 6~12% 저렴하게 책정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월 500ml짜리 커피 제품 레쓰비 그란데 바닐라 블랙을 출시했는데 ml당 가격이 대표 캔커피 제품인 레쓰비의 70% 수준이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집 가까운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던 편의점들도 불황형 소비에 두 손을 들었다. 이마트24는 올해 초부터 대용량 휴지와 세제 등의 구성을 늘렸다. 통상 작은 면적에 다양한 상품을 갖춰야 하는 편의점은 대용량 상품을 배치하는 게 손해다. 불황이 이런 관행을 바꾼 것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편의점에서는 소용량 제품을 언제 어디서든 살 수 있다는 개념이 강했는데, 물가가 급등하자 한번 살 때 더 저렴한 대용량 제품을 사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작년 세제류 매출 10위권에 대용량 제품은 단 2개뿐이었지만 올해에는 10위권 중 5개 상품이 저렴한 대용량 상품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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