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목(同想異目)]국감 '따뜻한 무관심'을 위해-2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2022. 10. 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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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는 증인명단에 있다가 빠졌어요. 와 어떻게 뺐데?" 윤석열정부 첫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국감을 앞두고 대기업과 금융회사 대관이나 홍보업무 담당자를 만나면 늘 어느 회사의 누가 증인으로 출석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주요 은행장과 삼성전자·포스코 등 대기업, 플랫폼기업 대표가 줄줄이 증인명단에 올랐다.

많은 기업 대관담당자가 증인으로 나가는 대표와 사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아니되옵니다"를 주입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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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국장

"○○○대표는 증인명단에 있다가 빠졌어요. 와 어떻게 뺐데?" 윤석열정부 첫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국감을 앞두고 대기업과 금융회사 대관이나 홍보업무 담당자를 만나면 늘 어느 회사의 누가 증인으로 출석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어떤 의원실에서 누구를 불렀고 누구를 부르려고 하는지 묻고 답하며 정보를 캐낸다. 인맥을 활용해 증인명단을 미리 빼내거나 적어도 어떤 이슈로 무슨 질문을 할지 알아내려 애쓴다. 대관업무의 1년 농사가 여기서 판가름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발이 닳도록 국회 문턱을 드나들면서 회장님이나 사장님이 불려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관담당자들의 최대 임무다. 세간의 이슈가 집중된 탓에 불가피하게 불려나가더라도 국감장 안에서 아예 무시하거나 살살 다뤄주는 것이 차선의 임무다. 기업인을 증인으로 부르려고 하면 대관담당자들은 당연히 화들짝 움직인다. 그들은 스스로를 '봉'이라 칭하며 철저히 을의 입장에서 의원과 보좌관님을 챙겨야 한다. 의원실 입장에선 국정을 감사하는 명목으로 지역구 관련 민원이나 후원금을 관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올해 국감도 어김없이 국정을 감사하는 건지, 기업을 감사하는 건지 헷갈린다는 말들이 나온다. 정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많은 상임위가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주요 은행장과 삼성전자·포스코 등 대기업, 플랫폼기업 대표가 줄줄이 증인명단에 올랐다. '기업 군기잡기 국감' 논란으로 수년째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면서 주요 기업 오너들이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그나마 달라진 점이다.

지난해 국감에선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여러 개 상임위에 한꺼번에 불려나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대단히 죄송하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를 연발했다. 올해도 남궁훈 대표가 불려나가면서 "카카오가 동네북이냐"는 얘기가 나왔다. 남궁 대표는 "해외출장이 잡혀 있었는데 비행일정도 변경하고, 숙박일정도 변경했다"며 출석할 뜻을 밝혔다. 피하려다 미운털 박히느니 나가서 얻어맞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존경하는 의원님."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국감장에 증인으로 불려나가면 가장 많이 해야 하는 답이다. 의원님의 말도 안 되는 질문이나 고성에도 인상을 찡그리거나 섣불리 반박해서는 안 된다. 정쟁에 여념이 없는 여야 의원들이 기업인을 부른 이슈와 상관없는 엉뚱한 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다 시간을 다 허비하면 그야말로 생큐다.

"틀렸습니다." "말이 안 됩니다." "해명할 시간 좀 주세요." 이런 대답이나 반박을 올해 국감에서는 들어볼 수 있을까. 많은 기업 대관담당자가 증인으로 나가는 대표와 사전에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아니되옵니다"를 주입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같은 맥락에서 씁쓸하지만 이번 새 정부의 첫 국감 역시 기업인들에겐 무서운 의원님들의 '따뜻한 무관심'이 여전히 최고의 선물이다. 물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잘못한 일이 있으면 국민의 대표 앞에서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대책을 내놓는 것이 옳다는 전제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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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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