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美친 배기음에 빨려 들어갈 듯"..'우라칸 STO'에 새겨진 람보르기니의 자부심

장우진 2022. 10. 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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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실내.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실내.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실내.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디스플레이 기본 화면. 장우진 기자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람보르기니 서울 제공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람보르기니 서울 제공

람보르기니 스포츠카인 우라칸 STO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단순히 고가의, 고성능 슈퍼카를 경험하는 것을 넘어 람보르기니 브랜드가 왜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인지, 그리고 1963년 설립 이후 59년간 동안 이러한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어떤 철학을 고집하는지 접하는 계기가 됐다.

외관은 하나의 선으로 이뤄진 듯한 람보르기니 스포츠카 특유의 낮은 차체가 돋보인다. 이는 공기역학 측면에서 극단의 효율성을 발휘한다. 여기에 사이드 도어 손잡이는 차문을 열고 닫을 때를 제외하면 도어 안으로 숨는 플래시 도어가 적용됐고, 후면엔 에어 스포일러가 장착돼 공기역학 요소를 끌어올렸다.

탄소섬유와 마그네슘휠 등 경량화 소재도 대거 사용됐다. 이를 통해 우라칸 STO의 공차 중량은 1339㎏로 우라칸 퍼포만테보다 43㎏ 더 가벼워졌다.

우라칸 STO의 매력은 단연 주행에 있다. 우선 시동을 걸면 람보르기니 특유의 우렁찬 배기음에 깜짝 놀라게 된다. 스티어링휠 뒤의 패들 시프트를 한번 당기면 드라이빙(D) 모드로 전환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거칠게 내뿜는 배기음과 출발한다.

시내 주행에서는 엔진이 놓인 뒤에서 들려오는 부글부글 끓는 듯한 배기음에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을 뽐냈다. 차체가 낮았지만 전방 시야감이나 사이드미러로 보는 후방 시야감은 생각했던 것보다 이질감이 없었다.

차체가 낮은 차는 방지턱 등을 만나면 일반 승용 모델에 비해 상처가 날 위험이 높다. 우라칸 STO는 이런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속 80㎞ 이하 주행에서는 차체를 높일 수 있는데,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가능했다. 고속으로 주행하면 차체가 자동으로 내려오는데, 다시 저속 주행을 하게 되면 이 역시 버튼 조작 한 번으로 차체를 높일 수 있었다.

인상적인 점은 스티어링휠에 배치된 조작 버튼이었다. 좌우 방향지시등 버튼은 스티어링휠 왼쪽에, 와이퍼는 오른쪽에 각각 위치했다. 패들 시프트가 있는 모델의 경우 방향 지시등을 조작할 때 간혹 패들 시프트가 걸리적거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운전자의 불편함까지 배려한 모습이었다.

우라칸 STO의 본격적인 매력은 고속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 동안 여러 고성능 모델과 전기차 등을 시승해봤지만 우라칸 STO가 보여주는 가속감과 배기음은 여느 모델보다 몇 수 위였다. 폭발적인 가속과 함께 들려오는 배기음은 마치 거친 야수의 울부짖음이 묵직한 관악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듯 했다.

가속감은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는데 가속 페달을 시원하게 밟으면 말 그대로 미끄러지듯한 가속력을 보여줬고 낮은 차체에서 보여지는 전방 시야는 그 속도를 배로 체감할 수 있게 해줬다. 고속에서의 차선 변경이나 코너 구간에서도 바닥에 붙어가듯 단단해 순수하게 속도만 즐기면 됐다.

이 모델은 5.2ℓ 자연흡기 V10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640마력, 최대 토크 57.6㎏·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초, 시속 200㎞까지는 단 9초 만에 주파한다.

스포츠카 혹은 슈퍼카라고 하면 흔히 '타기 불편한 차, '조작이 어려운 차'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우라칸 STO는 이러한 편견도 깨줬다.

차체가 낮은 만큼 탑승 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지만 착석감 만큼은 기대 이상이었다. 버켓 시트가 적용됐지만 등받이나 허벅지 공간은 널찍했고 알칸타라 소재로 마감된 시트는 생각보다 꽤 편안한 시트 포지션을 만들어 줬다.

조작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사선으로 배치돼 주행 도중 화면을 보기에 편안했고, 터치도 편리했다. 디스플레이 화면 구성도 직관적으로 구성돼 내비게이션, 온도 조절 등을 조작하기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해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티맵 내비게이션도 연동된다.

컵홀더 등은 배치돼 있지 않았지만 차키나 간단한 소품을 둘 만한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1열 시트 뒤에도 나름의 공간이 있어 가방을 두거나 간단한 짐을 싣기엔 충분했다.

지난달 람보르기니 우르스 퍼포만테 모델 출시 행사에서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람보르기니 아시아태평양 총괄과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총괄은 "2028년 첫 전기차 출시 일정을 앞당길 계획이 있는냐"라는 질문에 "계획대로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출시되는 순수 전기차는 주행감성이 비슷하다. 가속은 뛰어나지만 핸들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고 성능도 일관되지 않는다"며 "최고의 차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등 2028년 주행 퍼포먼스가 지금보다 더 우수한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우라칸 STO를 시승한 후 왜 람보르기니가 내연기관 모델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 이를 순수 전기차로 구현하기 위해 어떠한 방침을 고수하는지 그 방향성을 인지할 수 있었다.

우라칸 STO 가격은 기본 4억3500만원부터 시작한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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