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온실가스 줄게, 미세먼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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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하는 게 좋을까.
그런데 지난겨울 정부는 온실가스를 포기했다.
정부는 2019년부터 겨울(12월∼이듬해 3월)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해왔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겨울에 석탄화력발전소 발전을 줄이고,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운행을 제한하고 사업장이나 생활 속 배출원을 적극 감시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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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하는 게 좋을까.
그런데 지난겨울 정부는 온실가스를 포기했다. 정부는 2019년부터 겨울(12월∼이듬해 3월)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해왔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겨울에 석탄화력발전소 발전을 줄이고,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운행을 제한하고 사업장이나 생활 속 배출원을 적극 감시하는 제도다. 제도 시행 전 에너지 사용이 느는 겨울철 석탄발전 가동을 줄이는 것에 우려도 있었지만 석탄 대신 가스 발전을 늘리면 전력 부족은 큰 걱정 없이 넘길 수 있다. 가스는 석탄에 비해 미세먼지도, 온실가스도 덜 발생시킨다. 비용이 더 들겠지만 국민 건강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겨울 석탄 발전량은 61.3TWh(테라와트시)에서 66.5TWh로 전년도보다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이라고 둘러대기도 어려운 게, 같은 기간 전체 발전량은 4.8% 늘었는데 석탄 발전량은 8.4% 늘었기 때문이다. 다른 에너지원보다 석탄을 더 열심히 땠다는 얘기다.
환경부 한 관계자는 “노후 발전소를 최신 발전기가 대체해 발전량을 늘려도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문제는 최신 설비가 온실가스까지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석탄을 태워 나오는 온실가스는 탄소포집을 하지 않는 한 뾰족한 수가 없다. 발전기 효율이 올라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 때 석탄을 좀 덜 쓸 수는 있지만, 지난겨울엔 석탄 사용량 자체도 4.8% 늘었다. 이런 사실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갔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이번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장영진 1차관은 얼마 전 “계절관리제를 유보하면 3∼4개월간 무역수지가 25억달러 개선된다”고 했고, 앞서 박일준 2차관은 “계절관리제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보다 탄력적으로 조정하자고 환경부와 원칙적 합의가 있었다”고 했다.
환경부는 “합의는 없었다”고 손을 젓지만 속으론 ‘두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면 미세먼지라도 잡고 볼까’ 생각하는 눈치다. 부디 기우이길 바라지만, 지난 5개월 동안 원전폐기물에서 한 발, 일회용컵 문제에서 또 한 발 자꾸 뒷걸음질하는 모습을 본 터라 지켜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윤지로 환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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