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범죄 특성 따라 인권 무게중심 기준 세워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백이 증거의 왕이던 시절, 국가는 자백을 얻기 위해 온갖 고문과 회유를 동원했다.
고통을 못 이긴 사람들이 자백이라는 이름으로 영혼을 내주었다.
특히, 스토킹이나 아동 성(性)기호증, 아동학대, 가정폭력과 같은 유형의 범죄에서는 피해자 인권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범죄별로 특성을 분석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권 중 어느 곳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인지 기준을 정해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백이 증거의 왕이던 시절, 국가는 자백을 얻기 위해 온갖 고문과 회유를 동원했다. 고통을 못 이긴 사람들이 자백이라는 이름으로 영혼을 내주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순간적인 고통에서는 해방되었지만 대신 법의 이름 앞에 목숨을 내어놓거나 자유를 박탈당해야 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도 많았지만, 자백 앞에 그들의 외침은 한없이 무력하기만 했다.
‘피의자의 인권 보장’,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형사소송의 기본 원칙에 비추어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특별했다.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한 대신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아간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직도 형사소송의 역사에서 피해자의 위치는 국외자의 지위에 머물러 있다. 피해자의 법정 진술권, 피해자 국선변호인 제도 등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것 역시 피해자를 주도적인 위치로 올려놓지는 못한다. 국가가 질서유지를 위해 가해자를 처벌한다는 생각이 형사소송의 기본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인권 보장을 위한 형사소송법의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범죄의 대상이 된 피해자별로 구체화해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특히, 스토킹이나 아동 성(性)기호증, 아동학대, 가정폭력과 같은 유형의 범죄에서는 피해자 인권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다시는 피해를 주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그 다짐은 지킬 수 없는 공허한 다짐이다. 작게는 집착, 크게는 편집과 같은 상태가 스스로에 대한 제어를 어렵게 한다.
또 이런 범죄들은 피해자의 힘이 약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노동력이 경제력이던 시절, 가족은 가장의 소유물이었다. 힘이 약한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런 관념이 조금이지만 남아 있어 보인다. 가해자보다 피해자 보호를 우선할 필요가 있는 영역인 것이다.
뒤늦게 경찰, 검찰, 법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부산을 떨고 있다. 본질적으로 해결할 특별한 대책이 있었다면 벌써 시행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물론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범죄별로 특성을 분석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권 중 어느 곳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인지 기준을 정해야 한다. 그것만이 본질에 조금이라도 다가서는 해결책이다.
양중진 법무법인 솔 변호사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덕수 탄핵 때 ‘씨익’ 웃은 이재명…“소름 끼쳐, 해명하라” 與 반발
- "경찰차 막아라!" “대통령 지켜라”… 영장 발부 후 아수라장 된 尹 관저 앞 [밀착취재]
- 선우은숙 “녹취 듣고 혼절”…‘처형 추행’ 유영재 징역 5년 구형
- “아내가 술 먹인 뒤 야한 짓…부부관계 힘들다” 알코올중독 남편 폭로
- 이세영, 얼굴·가슴 성형수술로 달라진 분위기 “회사에서 예쁘다고...”
- “남친이 술 취해 자는 내 가슴 찍어…원래는 좋은 사람“ 용서해줘도 될까
- 황정음, 이혼 고통에 수면제 복용 "연예계 생활 20년만 처음, 미치겠더라"
- 은지원, 뼈만 남은 고지용 근황에 충격 "병 걸린 거냐…말라서 걱정"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