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삐끗' 발 동동..벤투호 '부상 경계령' 발동
FA 4강전서 허벅지 근육 다쳐
큰 부상은 아니지만 가슴 철렁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두 달도 남지 않은 벤투호에 부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꿈의 무대’라는 월드컵 참가가 유력한 선수들이 가벼운 수준이라지만 잇달아 부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최종 엔트리(26명)를 어느 정도 짜놓은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의 가슴도 철렁인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30·전북)는 지난 5일 울산 현대와의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다쳤다. 그는 1-1로 맞선 후반 38분 전진 패스를 한 뒤 오른쪽 허벅지를 붙잡고 주저앉았다. 김진수가 들것에 실려나가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계단을 걷는 데 어려움을 호소해 불안감을 키웠다. 김진수는 “내가 느끼기에는 부상이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검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걱정했다.
다행히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관계자는 6일 기자와 통화하며 “김진수가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친 것은 맞다”면서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큰 부상은 아닌 것이 확인됐다. 조금 더 세밀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울산 현대와의 8일 현대가 더비 출전 여부는 그 결과와 회복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수는 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에서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9월 A매치 2연전(코스타리카·카메룬)에도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그가 이번 부상으로 월드컵에서 낙마한다면 대표팀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김진수가 월드컵 직전에 다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브라질 대회를 앞두고는 발목 인대를 다쳤고, 2018년 러시아 대회 때는 무릎이 문제였다. 현역 최고의 왼쪽 측면 수비수가 올해 월드컵이 첫 참가인 이유다. 김진수는 “많은 선수들은 월드컵을 가는 게 꿈이다. 나도 가까이 왔지만 끝까지 방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월드컵 두 달도 안 남긴 시점
주전급 잇단 악재에 ‘조마조마’
벤투 감독 현지서 유럽파 점검
김진수처럼 최근 다친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프턴)도 허벅지 내전근을 다쳐 지난 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을 결장했다. 금세 회복했지만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24·전북)과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도 각각 허벅지와 허리를 다치면서 대표팀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조규성과 황의조는 대표팀에서 주전을 다투는 유이한 자원이라는 점에서 대안도 많지 않다.
벤투 감독도 잦아진 부상 소식에 좌불안석이다. 그는 핵심 전력인 유럽파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하기 위해 지난 주말 유럽으로 떠났다. 바쁜 일정을 보내는 선수들을 현지에서 직접 만나 몸 관리의 중요성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을 제외한 코칭스태프는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을 지켜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젠 부상이 나오면 안 되는 시점이다.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려 카타르로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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