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청년' 종합지원 말뿐이었다..올해도 내년도 예산 '0원'
[앵커]
아픈 가족을 혼자 돌보며 생계까지 책임지는 '가족돌봄 청년'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태, 지난주 전해드렸습니다.
그럼 올 초 정부가 공언한 돌봄청년 지원 대책들, 어떻게 되고 있는지 KBS가 취재해 봤더니, 관련 '예산' 조차 배정이 안 돼있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10년째 돌보고있는 박채아 씨.
["귀엽긴. 꽉꽉 씹어 드세요."]
[박채아/가족돌봄 청년 : "옆에 아빠를 앉혀놓고 제가 집에서 재택근무를 일부 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해서 사실 수입이 아예 없는 달도 거의 있었고요."]
일을 하려고 어쩔 수 없이 요양 보호사를 고용했는데, 그러다보니 매달 나가는 돈만 생활비 포함 4백만 원이 넘습니다.
[박채아/가족돌봄 청년 : "좀 굉장히 부담이 돼 가지고. 나라에서 '치매휴가제'라는 게 있는 건 알지만 보호자들한테는 사실 도움은 안 되는 제도거든요."]
일본, 영국, 호주 등에선 이런 청년들을 정부가 지원합니다.
국내에서는 한 청년이 '뇌졸중' 아버지를 방치하다 숨지게 한 사건이 알려지고서야 정부가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지난 2월입니다.
[김부겸/당시 국무총리/지난 2월 14일 : "가족의 돌봄 부담까지 떠안아서 본인의 인생 출발 기회까지 놓치는 어려운 청년들이 있습니다. 구체적 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주시길…."]
그로부터 7개월여, 지원 방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극히 일부 지자체에서만 자체적으로 시도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성헌/서대문구청장 : "(연간) 6억 정도 지금 생각을 하고 예산을 지금 편성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대상자가 될 수 있는 분이 거의 천여 세대가 넘는데 거기에 비하면 아직은 매우 부족한 거죠."]
결국 중앙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올해 예산안에도, 두 차례 추경안에도, '돌봄 청년' 관련 예산은 반영이 안 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내년 예산안도 마찬가집니다.
그저, 돌봄 청년 등을 위한 '서비스 개발 및 보급 추진'이라는, 추상적 계획만 나와 있을 뿐입니다.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어제·강훈식/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 : "((가족돌봄 청년 대책 가운데) 세부적인 건 있습니까?) 제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새로운 복지 수요가 확실하고요. 이쪽에 좀 더 신경을 써야 된다고..."]
복지부는 관련 회의를 올해 두 차례 열었습니다.
지난 4월이 마지막이었고, 이후로 반 년 동안 움직임은 멈춰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류재현/영상편집:신남규/화면제공:유튜브 채널 '아빠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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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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