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5배 늘리고 의회도 속여..조경수 비리 실체 확인
[KBS 청주] [앵커]
영동군이 지난해 관광지를 조성한다며 수십 억원의 조경수를 구매한 의혹, 앞서 연속 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감사원 감사 결과, 영동군이 조경수를 5배 이상 비싼 가격에 구매하며 군의회까지 속여 비용을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영동군에 들어선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입니다.
관광지 곳곳에 조경수와 조경석이 세워졌고, 일부는 공터에 방치돼 있습니다.
이 조경물 가격은 운반비를 포함해 모두 23억 원.
이 가운데는 4억 원을 주고 산 느티나무도 있습니다.
느티나무의 최초 감정평가 금액은 4,550만 원이었지만 판매업자가 원하는 가격보다 낮다며 다른 곳에 감정평가를 의뢰하면서 9배 가까이 값이 뛰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나무 5그루의 감정 평가금액이 평균 5배 이상 올랐습니다.
하지만 가격 산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조경물 구매도 엉터리로 진행됐습니다.
조경물 구입 비용 23억 원에 대한 군의회의 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영동군은 순환도로 확장 공사비를 10억 원 부풀려 의회 승인을 받아 조경업체에 전달했습니다.
계약 관련 문서를 허위로 쓰거나, 자격이 없는 무허가 업자에게 조경 공사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감사원은 영동군에 박세복 전 군수에 대한 비위 내용을 인사혁신처로 통보하도록 했습니다.
또, 계약 업무를 추진했던 공무원 2명에 대해 강등과 정직 등 징계 처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문제가 드러났지만 영동군의회는 최근 미지급한 계약 대금 13억 원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신남섭/영동군 공익감사 청구 주민 대표 :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영동 군민으로서 화가 많이 납니다. 군의회를 항의 방문하고, 군청 앞에서 집회까지 생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당 거래를 바로 잡을 기회마저 사라진 가운데, 충북경찰청은 또 다른 비위 사실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박소현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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