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대 투자 사기, 피해 신고는 130억..사라진 피해자들
[KBS 춘천] [앵커]
고수익을 미끼로 수백억 대의 투자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지난주에 전해드렸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사기 피해액이 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가운데 370억 원은 피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조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팔에 주렁주렁 걸린 시계.
제일 싼 게 한 개에 3,000만 원, 비싼 건 한 개에 1억 5,000만 원짜리도 있습니다.
억대의 외제 스포츠카도 빠지지 않습니다.
인터넷 투자 사기단 조직원들이 범죄 수익으로 사들인 물건들입니다.
불법 투자 사이트를 만들고, 가상화폐나 금 등을 거래하는 것처럼 속여 은밀하게 투자자를 모은 뒤, 돈만 받아 가로챘습니다.
[불법 투자 사이트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 얘기할 때는 계좌로 돈이 들어오고 나오게 하는 게 직접 확인이 됐거든요. (그런데) 출금을 한번 해 보려고 했더니 출금이 막힌 거예요."]
이 사기극에 가담한 조직원은 53명에 이르고, 이 중 13명은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중 일부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이 사기단은 대포 통장 40여 개를 사용해 투자금을 받았습니다.
2019년부터 3년 동안 입금된 돈이 500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피해자가 누군지 확인된 돈은 130억 원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370억 원은 주인 없는 돈이 된 셈입니다.
피해자가 최소 6천 명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피해 사실을 인정한 사람은, 겨우 270명에 그친 결과입니다.
[송상규/강원경찰청 사이버경제범죄팀장 :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되게 꺼리세요. 그리고 자기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해서 되게 자책을 하시더라고요. 한 분은 경찰서까지 가셨다가 도저히 못 하겠다고."]
경찰은 최악의 경우 피해자를 확인하지 못한 돈 370억 원은 법적으로 '범죄수익'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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