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꽃밭 속에 숨은 얼룩말 의미는

김예진 2022. 10. 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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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를 가진 얼룩말이 빨간 화병 정중앙에서 관람객을 응시한다.

울긋불긋 꽃밭 속에서도 용케 숨어 있는 얼룩말을 찾아내게 하면서, 숨바꼭질하듯 관람객을 작품 속으로 유인한다.

주변에 숨어 있는 얼룩말은 마치 생존을 위해 보호색을 뒤집어쓰고 늘 자신을 다른 존재로 속이고 위장하거나 은폐해야 하는 숙명을, 정중앙에서 관람객과 눈을 마주치는 얼룩말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싶은 내면의 욕망을 표현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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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연 개인전 '위장된 풍경'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를 가진 얼룩말이 빨간 화병 정중앙에서 관람객을 응시한다. 얼룩말은 자신을 숨기려 하기보다는 당당하게 무대로 나와 타자들에게 자신의 온몸을 드러내고 싶은 듯하다. 그러나 그림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이내 주변에서는 숨어 있는 또 다른 얼룩말들의 일부를 찾아낼 수 있다. 울긋불긋 꽃밭 속에서도 용케 숨어 있는 얼룩말을 찾아내게 하면서, 숨바꼭질하듯 관람객을 작품 속으로 유인한다. 주변에 숨어 있는 얼룩말은 마치 생존을 위해 보호색을 뒤집어쓰고 늘 자신을 다른 존재로 속이고 위장하거나 은폐해야 하는 숙명을, 정중앙에서 관람객과 눈을 마주치는 얼룩말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싶은 내면의 욕망을 표현하는 듯하다.
‘위장된 풍경’ 연작. 작가 제공
홍시연 작가의 개인전 ‘위장된 풍경-Camouflaged scenery’이 세종시 집현동로 갤러리 에이블에서 최근 시작됐다.

홍 작가는 얼룩말 도상과 얼룩말 주변 환경을 이용해, 위장과 은폐의 삶을 이야기하는 작가다. 홍 작가는 오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재능을 발견하고 늦깎이 미술학도의 길에 들어서 작가가 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과 사람들을 성찰해온 결과가 작업 속에서 배어난다.

작가노트에서 그는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고, 기억하고 잊혀지는 관계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삶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위장을 하며 가식적인 삶을 살기도 한다.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솔직한 자아를 찾고 싶은 본능을 숨길 수 없다”고 했다. 10월19일까지.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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