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사실적 예리함으로 그린 아니 에르노..노벨문학상 품다

한순천 기자 2022. 10. 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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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출신 여성 소설가 아니 에르노(82)에게 돌아갔다.

프랑스 작가의 수상은 2014년 파트리크 모디아노 이후 8년 만이다.

2003년에는 에르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인 '아니 에르노 문학상'도 제정되는 등 이미 문학계에서 인정받아왔고 2008년 '세월들'로 마르그리트뒤라스상·프랑수아모리아크상·프랑스어상·텔레그람독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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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아니 에르노
한림원 "개인 기억의 뿌리와 틈, 기억에 대한 구속을 밝혀"
평범하고 정제된 언어로 쓰지만
사실 추구에 있어서는 타협하지 않아
2022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에게 돌아갔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올해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출신 여성 소설가 아니 에르노(82)에게 돌아갔다. 프랑스 작가의 수상은 2014년 파트리크 모디아노 이후 8년 만이다. 여성 작가의 수상은 2020년 미국의 시인 루이즈 글릭 이후 2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에르노를 호명하며 “개인 기억의 뿌리와 틈, 또 기억에 대한 집단의 구속을 밝혀내 온 용기와 예리함”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에르노는 일관되게 다양한 시선에서 성별·언어·계급에 관한 불균형을 탐구해 왔고 그녀의 작가의 길은 길고도 험난했다”고 덧붙였다.

2022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에게 돌아갔다. AFP연합뉴스

에르노는 194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소상공인의 딸로 태어났다. 루앙 대를 졸업하고 중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에르노는 1971년부터 2000년까지 문학교수를 지냈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깡통’으로 등단했다. “직접 체험한 것만 쓴다”는 에르노는 가공·은유가 없는 특유의 작품 세계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문제적 작가로 부상해 사회·역사·문학과 개인 간의 관계를 꾸준히 조명해 왔다. ‘자전적·전기적·사회학적 글’로 불리는 작품들의 시작점이 되는 ‘남자의 자리’로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린다 바렛 오스본은 “에르노의 작품은 현대 미술처럼 구성이 단순해 보인다”며 “일상적 경험을 정제하고 영혼들을 다듬고 해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1991년 발표된 ‘단순한 열정’은 열정적인 감정을 개인의 측면이 아닌 객관적·일반적·보편적 감정으로 분석해 낸 반(反)감정 소설이다. 에르노는 작품 집필과 동시에 자기 검열 없이 자유롭게 쓰는 ‘내면 일기’를 작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한 열정’ 집필 시기의 내면 일기를 10년 뒤 ‘탐닉’이라는 소설로 출간했다.

2022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에게 돌아갔다. 사진=노벨상 위원회 홈페이지

에르노는 ‘부끄러움’ ‘집착’ ‘사진 사용법’ 등의 소설과 함께 비평가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교수와의 대담집 ‘칼 같은 글쓰기’ 등도 발표했다. 2003년에는 에르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인 ‘아니 에르노 문학상’도 제정되는 등 이미 문학계에서 인정받아왔고 2008년 ‘세월들’로 마르그리트뒤라스상·프랑수아모리아크상·프랑스어상·텔레그람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선집 ‘삶을 쓰다’가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집에 들어갔다. 임신 중절을 다룬 2021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의 원작인 ‘사건’도 집필했다.

국내에서는 장편소설 ‘단순한 열정’ ‘집착’ ‘탐닉’ ‘사건’ ‘세월’ ‘빈 옷장’과 대담집 ‘칼 같은 글쓰기’, 선집 ‘카사노바 호텔’이 번역돼 출간됐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소녀의 방황을 그린 ‘그들이 하는 말 혹은 침묵’이 2월 출간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 스웨덴크라운(약 13억 원)의 상금과 증서 및 메달이 수여된다.

2022 노벨문학상은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에게 돌아갔다. EPA연합뉴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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