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에 재산 숨긴 '명예 영사', 유죄 판결 받고도..

유수환 기자 2022. 10. 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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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교부에는 명예 영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람도 이런 명예 영사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외교부 주한 명예영사 예규엔 '사회적 신뢰에 지장을 초래할 중대 범죄를 범했을 경우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13년째 헝가리 명예영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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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외교부에는 명예 영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상대 나라의 추천을 받아서 민간인 가운데 임명하는 건데, 공항 귀빈실을 쓸 수 있고, 그 밖의 여러 특권도 주어집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람도 이런 명예 영사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유수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LG 그룹 창업주의 4남인 구자두 LB 그룹 회장.

1989년 주한 엘살바도르 명예영사로 임명돼 33년간 민간 외교사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내 명예영사 199명 가운데 최장 기간입니다.

그런데 구 회장은 4년 전인 지난 2018년, 외국인 유학생 명의로 280여 개 차명 계좌를 만들어 50억 원가량을 숨긴 게 적발됐습니다.

계좌를 해지하는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외교부 주한 명예영사 예규엔 '사회적 신뢰에 지장을 초래할 중대 범죄를 범했을 경우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여전히 엘살바도르 명예영사입니다.

[LB인베스트먼트 관계자 : (구자두 회장 뵈러 왔어요.) 고령이시다 보니까 출근을 잘 하시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

부친과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에 비밀 계좌를 만들어 수백억 원을 숨겨 놓은 게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발각돼 지난 2019년 세금 45억 원을 토해내란 처분을 받았습니다.

올해 8월 법원도 "고의적 재산은닉"이라며 세무당국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데도 13년째 헝가리 명예영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 : (조현식 고문 만나러 왔는데요.) 매일 출근하시는 게 아니어서요.]

구 회장과 조 고문 측은 "회사에서 답변 줄 사안이 아니라며 해명도 전달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윤호중/국회 외교통일위원 : 자격 심사라든가 이런 게 정형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외교부가 자격에 대해서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외교부는 SBS 취재 전까지는 이들의 범죄와 재산 은닉 사실을 몰랐다며, 앞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경연)

유수환 기자y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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