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대량 실종에도..작년 '가축재해보험' 가입률 고작 2.6%

윤희일 기자 2022. 10. 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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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업에 가장 큰 피해 주는 것은 '응애류'인데
전염병 2종·화재·풍수·수해 등만 보상해 '외면'

지난해 말과 올 초 사이에 꿀벌이 대량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많은 양봉농가가 피해를 입었지만, 꿀벌 가축재해보험의 보상 범위가 너무 좁아 양봉농가들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 가축재해보험의 가입률은 2.6%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시)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꿀벌 가축재해보험 가입 건수는 2018년 1874건에서 2021년 516건으로 7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전체 벌통 수 대비 보험 가입률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일이 벌어진 핵심적 이유로는 꿀벌 가축재해보험의 보상 범위가 너무 좁은 것이 꼽힌다. 어 의원의 조사 결과, 현재의 꿀벌 가축재해보험은 낭충봉아부패병과 부저병 등 전염병 2종과 화재·풍재·수재·설해·지진에 의한 피해만 보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꿀벌 피해는 주로 응애류와 이상기상에 의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발생한 꿀벌 대량 실종의 원인을 꿀벌응애 방제 실패와 이상기상 등 복합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 2020년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의 연구 결과 양봉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응애류였다.

결국 꿀벌 가축재해보험에는 꿀벌응애 등 양봉에 치명적인 병해충 피해와 이상기상에 의한 피해에 대한 보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어 의원은 “이처럼 가축재해보험의 보장 범위가 너무 좁다 보니, 보험 가입 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응애류 피해와 이상기상에 의한 피해까지 보상할 수 있도록 꿀벌 가축재해보험의 보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 의원은 “꿀벌 가축재해보험의 실효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양봉농가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라며 “양봉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봉산업은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고 화분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는 등 공익적 가치가 약 6조원에 이르는 중요 산업”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 월동 중인 꿀벌이 실종되면서 전체 양봉농가(2만4044가구) 중 17.8%인 4295가구의 벌통 17.2%(232만군 중 40만군)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당국은 실종된 꿀벌이 60억~78억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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